인터넷 이야기2007.11.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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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대통령선거가 한달이 채 남지 않았다. 하지만 네이버에서 대선 관련된 소식을 찾아보기 힘들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첫 화면을 보면 메뉴는 진한 글씨로 나와 있지만 기사 내용은 한번 클릭해야 들어가서 볼수 있다. 이렇게 표현한 것은 'BBK 김경준 수사'도 마찬가지다.

인터넷 시장으로서도 그렇지만 우리나라 인터넷 트래픽은 네이버가 독주하는 체제다. 그래서 네이버의 인터넷 정책과 화면 구성은 많은 영향을 미친다. 네이버는 아니라고 하지만 영향력을 놓고 본다면 어느 유력 매체에 뒤지지 않는다.

인터넷이 생활화된 사람들에게는 TV와 신문 못지 않게 웹사이트의 첫 화면에서 보여주는 주요 소식들이 여론형성에 큰 역할을 한다.

사람들은 TV 9시 뉴스의 첫 꼭지가 가장 중요한 소식이라고 생각하고, 신문 제목을 훑어 보고 세상 일을 모두 아는 것처럼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그게 전부는 아니지만 그만큼 영향력이 제일 크다는 것이다.

인터넷에서는 포털의 메인 페이지가 그런 역할을 한다. 거의 모든 주요 포털은 첫 화면의 가장 눈이 가기 쉬운 부분에 실시간 뉴스를 보여준다. 언론사들은 거의 웹사이트의 CP(Conent Provider)화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네이버는 적어도 이번 대선, 그리고 BBK와 관련해서는 철저하게 의제설정(agenda setting)을 포기하고 있다. 실시간으로 나오는 각종 기사들, 새로운 소식들을 첫화면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네이버의 뉴스 정책이 원래 이렇지 않다는 것은 모두가 안다. 각종 연예가 소식들, 스포츠 뉴스 등 모두 실시간으로 첫 화면에 보여준다. 하지만 대선, BBK와 관련해서는 모두 포기하고 있다. 클릭하고 들어가도 정당별, 주제별로만 카테고리해놓았을 뿐 기사 취사선택은 하지 않고 있다.

이는 네이버가 선거와 관련해서 기계적인 기능만 제공해서 중립적인 역할을 한다고 볼수도 있다. 하지만 중립적이지만은 않아 보인다. 인터넷을 주 매체로 활용하고 있는 나 같은 사람들에게 이런 모습은 객관적인 판단을 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무관심하게 만들어버린다.

물론 네이버의 곤란함을 이해는 한다. 돈만 많이 벌고 싶은데 사회적 영향력까지 너무 커져버려서 그것을 주체하고 지켜낼 힘이 없으니까 그냥 골치 아픈 논란거리에서는 발을 빼겠다는 모습이다.

하지만 각종 의혹과 진실을 알고 싶은 네티즌들에게 '그냥 관심끄고 떠들지말고 조용히 있어'라는 네이버의 모습이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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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정훈닷컴 정훈온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