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이야기2008.03.03 15:43

얼마전 있었던 모바일 콘텐츠 관련 토론회에 현업의 의견을 간접적으로 개진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토론 참가자들의 발제문에 제언을 하는 방식이어서 체계적이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정리해본 생각을 몇 단락 블로그에도 옮겨봅니다.

○ 미디어 환경 변화와 모바일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 융합은 향후 사람들의 미디어 소비 패러다임 변화에 큰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미 구글이나 MS, 야후 같은 세계적인 인터넷 기업들이 모바일의 가능성을 강조하며 많은 투자와 집중적인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서비스의 발전과정을 살펴보면 웹을 중심으로 한 인터넷 서비스의 발전과정을 점점 따라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현실을 뒤집어 생각해보면 콘텐츠 부문에서 웹과 IPTV를 중심으로한 콘텐츠 서비스를 모바일이 넘어서는 것이 가능한지 궁금한 것도 사실입니다. 모바일은 누구나 들고 다니는 생활의 리모콘으로 기대를 받지만 그것이 미디어적인 측면에서 콘텐츠 소비를 촉진할 수 있을지는 현업에서도 관심이 많습니다.

모바일 콘텐츠는 웹에 비해서 이동통신사의 영향력이 굉장히 큰게 현실이고 종속적입니다. 이동통신사에서는 이런 영향력을 더욱 확장시키기 위해서 콘텐츠 업계를 인수하고, 다른 플랫폼과의 결합상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모바일콘텐츠 시장

디지털 콘텐츠 시장이 발전하고 있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디지털콘텐츠가 발전하니까 모바일 콘텐츠 시장도 무조건 커질 것이라는 논리는 모바일 시장의 특성이 간과된 비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현재 모바일 콘텐츠 업계는 시장 포화 상태를 넘어서 업계의 구조조정 단계에 있습니다. 특히 최근 2~3년 사이에 모바일 콘텐츠 업체가 없어지거나 M&A되는 사례가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모바일콘텐츠 시장의 확대에 있어서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일까요? 무선인터넷에서 콘텐츠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가장 큰 장애요인이 높은 가격과 복잡한 요금정책인 것은 누구도 부인하기 힘들 것입니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통사의 요금정책 재정립이 시급하다는 것입니다.

모바일 콘텐츠 업체들은 대부분 민원 전화가 적지 않은데 상당수는 엄청난 이용료에 대한 항의입니다. 잘 모르는 이용자가 휴대폰으로 60분짜리 방송프로그램이나 영화 한편을 보면 수십만원 이상이 나오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최근 이통사에서 정액제 상품을 많이 내놓고 있어서 상당부분 완화된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통사의 요금 정책이 너무 복잡해서 모바일로 콘텐츠를 이용하는데 한계로 작용하는게 사실입니다.

무선인터넷 개방 이후 상당수 업체가 이통사의 무선사이트가 아닌 독자적인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 상징적인 수준에 불과합니다. 물론 그동안 투자된 것이 있어서 요금정책의 혁신이 쉽지 않은 것을 이해합니다. 새로 방송통신위원회도 설립되는데 통신업계와 콘텐츠업계가 Win-Win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혜안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 모바일콘텐츠로써의 동영상, 방송 콘텐츠

디지털콘텐츠, 모바일콘텐츠에서 동영상 콘텐츠가 각광을 받고 있지만 현실 시장에서는 꼭 그렇지 않습니다. 사실 동영상 방송콘텐츠의 비중이 대단히 크게 발전하거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동안 Text와 Image 중심의 콘텐츠 서비스가 이뤄졌던 현실에서 이제야 비로소 Video 동영상 콘텐츠가 추가되었다는 것이 적절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디어적인 측면에서 이제야 디지털 시대의 특성인 멀티미디어콘텐츠 시대가 이뤄졌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합니다.

모바일 부문에서 영상, 방송 콘텐츠가 남다른 가치를 가지는 점은 다른 콘텐츠에 비해서 용량이 크고 이용시간이 길다는 점에 있습니다. 콘텐츠 이용빈도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그 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해 전화요금과 데이터 패킷 요금은 많이 들게 됩니다.

그래서 통신업자에게는 새로운 수익 창출의 모델이 될 수 있지만 정작 콘텐츠 업계까지는 다다르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통신업자의 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1위 사업자인 SKT는 방송콘텐츠 업체에 일부 지원금을 주면서까지 콘텐츠 제작을 이끌어냈습니다. 그만큼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 서비스를 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1위 사업자를 유지할 수 있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 모바일 콘텐츠의 롱테일 전략 가능성

모바일의 특성을 감안하여 분절형 콘텐츠와 파생 콘텐츠를 통한 가능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원소스멀티유즈 구현을 위해 프로그램을 짧게 쪼개어서 다양한 콘텐츠로 재분류하는 것을 말합니다.

하지만 쉽지 않은 고민이 있습니다. 높은 퀄리티의 엄청난 방송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지상파 방송사들도 내부적으로 콘텐츠를 분절화시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으나 이제야 초기단계입니다.

그 가장 큰 이유는 모바일 서비스에 적절하게 변환 작업이 필요한데 거기에 많은 비용 투자를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투자하는 만큼 소비가 되고 수익으로 전환될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의 콘텐츠 시장이 그렇게 크지는 않은 게 현실입니다. 금방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방송환경이 디지털화되고 압축기술이 발전되는등 기술환경이 변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원칙적으로는 그런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경제, Web2.0 경제의 특성으로 롱테일 경제 모델의 가능성을 얘기합니다만 적어도 방송 콘텐츠 부문에서는 아직 이론적인 얘기고, 가능성에 대한 얘기라고 보여집니다.

방송콘텐츠의 장르별 소비 비중을 보면 '드라마'가 80~90%를 차지합니다. 그것도 장르별 비중이 80~90%라는 것이지 프로그램 숫자를 기준으로 보면 각 방송사별 2~3개 드라마(월화, 수목, 대하)가 나머지 수십개, 라디오까지 2~3백개 프로그램을 먹여살리는 꼴입니다.

모바일에서는 더욱 심화되어 있습니다. 웹에서는 그나마 보편적인 서비스 차원에서 모든 프로그램의 VOD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모바일에서는 드라마와 인기 예능프로그램 1~2개를 제외하고는 아예 서비스 조차 안되고 있습니다.

다만 주요 드라마를 모바일의 특성에 맞게 짧게 분절된 콘텐츠로 재가공해서 서비스하면서 이용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정도입니다. 돈안되는 데 투자하기 어려운게 기본 생리이니까요.

다큐 등 전반적인 방송콘텐츠의 롱테일 모델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모바일콘텐츠 시장에 한정시키면 안될 것입니다. 모바일을 위해서만 따로 투자를 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지금은 웹사이트와 모바일 콘텐츠는 다른 방식으로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이것이 하나의 콘텐츠 포맷으로 서비스 되는 시점까지 되면 진정한 OSMU를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모바일 영상 콘텐츠 수급은 채널 선택보다는 프로그램 선택의 특성이 강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롱테일 특성때문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웹에서는 이용자들이 어떤 방송 프로그램을 다시보거나 의견을 남기기 위해서는 해당 방송사의 홈페이지를 찾습니다. 아직 포털에 종속되어 있지 않고 방송사 홈페이지들이 15~20위권 사이트로 유지하고 있는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바일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통사의 서비스인 네이트(Nate)나 준(June), 쇼(SHOW)나 핌(Fimm)을 먼저 찾아서 그중에서 방송 콘텐츠를 찾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모바일에서 채널 개념은 희박한 것은 사실입니다.

○ 모바일 비즈니스의 장점

모바일 콘텐츠 중에서 동영상 콘텐츠의 소비 방식은 한마디로 불법 무료 제공 시스템에서 합법 유료 제공 시스템으로의 변화하는 상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콘텐츠 업계에서는 다양한 서비스 모델을 만들어내고 있으나 그것이 곧바로 수익 모델과 직결되지 않는 딜레마에 빠져 있습니다. 지상파DMB가 많은 사람들에게 보급되었지만 아직 제대로 된 수익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모바일은 여러 분들이 제시해준 특성에서 보듯이 합법적이고 유료 기반의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말그대로 유비쿼터스, 컨버전스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새로운 서비스 모델이 나타났다는 것과 새로운 수익모델이 나타났다는 것은 다릅니다. 또한 새로운 수익모델이 생겼다고 곧바로 그것이 수익이 늘게 된다는 것 또한 다릅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이미 모바일 기기 자체만으로는 포화상태에 있습니다. 초등학생부터 시골 할아버지들도 적어도 휴대폰 하나씩은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바일 콘텐츠는 매우 제한적으로 소비되고 있습니다. 모바일 콘텐츠 중에서 아직 제일 많이 이용되는 것은 SMS 문자나 컬러링 서비스인 것이 현실입니다. 영상/방송을 기반으로한 콘텐츠 업계에서도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를 위해서 노력중이지만 투자 대비 효용성을 내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콘텐츠 업계에만 다양한 콘텐츠를 원하기 보다는 디지털, 모바일 산업 전체적으로 투자를 해서 퀄리티 높은 콘텐츠를 만들도록 지원해줘야 합니다. 유선과 무선 인터넷이 통합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수년내로 많은 발전이 기대됩니다. 모바일에 맞게 재가공하는데 투자되어야 할 재가공 비용을 최소화시켜서 진정한 OSMU(원소스멀티유즈)가 구현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Posted by 강정훈닷컴 정훈온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