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야기2007.04.22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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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칸느에서 열리고 있는 MIPTV/MILIA 2007에서 나온 2건의 기조연설 내용이 눈길을 끈다.

4월 16일 개막 기조연설을 맡은 유럽 최대 민영방송 그룹인 RTL그룹의 게르하르트 질러 최고경영자(CEO)는 디지털 환경에 잘 적응한다면 전통 미디어, 특히 기존 TV방송사업자의 입지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TV의 역습이 시작되고 있다(TV strikes back)'고 했다고 한다.

질러는 소비자가 원하는 것 중 가장 중요하는 것은 '무엇(what)'이기 때문에 '원하는 것을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다'는 시청자 욕구만 만족시켜준다면 TV의 입지는 흔들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런데 2일후인 지난 18일, '컨버전스와 라이프스타일 미디어'란 주제로 발제를 한 유현오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는 "'인터넷'이라는 플랫폼이자 미디어가 삶과 하나가 될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유 대표는 "모든 것은 소비자가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 플랫폼 사업자는 어떤 콘텐츠라도 소비자가 원한다면 제공해야 하며 콘텐츠 사업자는 소비자가 원하는 모든 플랫폼에서 서비스해야 한다. 플랫폼과 콘텐츠 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질러 CEO는 콘텐츠가, 유현오 대표는 플랫폼, 특히 인터넷이 주도한다고 한 것이다.

다른 컨퍼런스에서도 영국 제1의 통신사인 BT는 BT의 목표를 "모든 콘텐츠를 모든 기기에(All the contents on all devices)"라고 밝혔다고 한다.

콘텐츠냐? 플랫폼이냐?

'알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같은 논쟁일수도 있지만 현실은 그리 추상적인 해석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방송사, 신문사, 음반사업자 등은 강력한 콘텐츠를 가지고 있지만 자신들이 영향력을 장악하고 올드 미디어의 울타리에 갖혀 있다. 디지털화되면서 나타나는 매체, 플랫폼의 확장을 감당하지 못하고 수세적인 대응에 급급해한다.

통신사와 같은 플랫폼 사업자들은 돈으로 플랫폼부터 무조건 벌려놓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위해 콘텐츠을 오픈하라고 떼를 쓴다.

게르하르트 질러가 말하는 콘텐츠 우위와 유현오 대표가 말하는 플랫폼, 인터넷이 주도할 것이라는 주장도 소비자, 시청자의 선택을 내세우지만 결국 자신들이 주도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얘기다.

BT의 목표대로 모든 콘텐츠는 모든 기기에 서비스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거기에는 콘텐츠의 비즈니스와 영향력을 위해서라는 단서가 붙어 있다.

모두가 인터넷을 통한 비즈니스와 영향력의 확대를 부르짖으면서도 스포츠신문이 포털에 흡수되고, 음악시장이 MP3에 의해 무너진 상황을 보면 콘텐츠와 플랫폼의 관계가 보여주는 아이러니가 아닐까.

콘텐츠와 플랫폼의 진정한 협력은 가능한 것일까?

Posted by 강정훈닷컴 정훈온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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