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이야기2000.02.22 12:06
<일요일 일요일 밤에> (MBC 매주 일요일 저녁 6:50∼8:00) 연출 : 은경표/김현철/김구산/전진수

문화방송(MBC)의 간판 오락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 에는 얼마전부터 <변우민, 안문숙의 결혼 대작전> 이라는 코너가 생겼다. 노총각, 노처녀 탤런트인 변우민, 안문숙이 결혼 상대자를 찾는 과정을 다큐멘터리처럼 만들어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영화 「트루먼쇼」가 보여주는 '미디어에 의해 감시되고 통제된 인간' 의 모습을 연상하게 만든다. 이는 단지 결혼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생활을 상품화하겠다는 의도라고 밖에 볼 수 없다. 한 사람의 '결혼' 이라는 일상을 그대로 보여주겠다는 것은 미디어가 인간을 감시하며 상품화하는 미래 사회에 대한 우려를 매주 일요일 저녁 시간에 TV앞에서 현실로 만드는 것이다.

결혼 상대자를 찾아다니는 과정을 보면서 나는 웃어야만 하는가. 결혼 상대자를 찾는 모습이 우스운 일인지 곰곰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 상황이 우스워서가 아니라 오락프로그램이니까 모든 게 웃음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름에 연예인들이 번지점프를 하고 소방훈련을 하면서 공포에 떠는 모습에 강제로 웃을 수밖에 없었던 것도 마찬가지다. 일상의 사실적 모습을 오락프로그램을 통해 웃음거리로 만드는 행태는 시청률을 위한 '인간 상품화' 의 극단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탤런트 변우민의 경우 모 여자 탤런트와 사랑이 실패한 경험을 이미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알고 있지 않은가. 그런 상태에서 그를 대상자로 선정했다는 데에서는 제작진의 기본 양식에 의구심이 들 정도다.

또한 얼마전 SBS '임백천의 원더풀투나잇' 의 한 코너였던 <김종석 대학가다> 의 형식을 그대로 본딴 것 아닌가라는 생각도 할 수 있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 는 문화방송의 간판 오락프로그램이다. 1981년부터 방영되었던 <일요일 밤의 대행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이어지면서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나름대로 참신한 아이디어와 연출로 오락프로그램으로서의 재미를 더해주었고 <양심냉장고>, <이경규가 간다> 와 같은 훈훈한 코너 등을 통해 유익한 오락프로그램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자기네들 필요할 때만 공영방송 운운하지 말고 진정 시청자들 생각도 좀 해주길 바란다. 아이디어가 없어서 그렇다면 차라리 몇달이라도 잠시 프로그램을 쉬는 게 어떤가!!

<2000-02-22 12:06 오마이뉴스에 쓴 글>
Posted by 강정훈닷컴 정훈온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