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2009.02.07 22:35

방산시장

주말을 맞이해서 아내와 함께 시내 산책을 갔다가 방산시장을 들렀다. 얼마전 집에 작은 오븐기를 마련한 후로 가끔 쿠키나 빵을 직접 만드는 취미를 가지게 된 아내가 몇가지 재료를 구입하고 싶어 했다.

방산시장 골목


을지로 4가와 청계천 4가 사이에 위치한 방산시장은 원래 인쇄, 포장, 도배, 비닐 등으로 유명한 재래시장이다. 주변에서 이사나 집수리를 할때 방산시장에서 도배 재료를 사다가 도배를 하는 사람들을 제법 봤던 기억이 있다. 포장 재료와 관련이 있어서 그런지 방산시장에는 제과, 제빵 재료 상점들도 많다.


지하철 2호선 을지로 4가 역 지하도를 가로 질러 방산시장 방면에 들어서니 토요일 오후에 이게 웬일인가. 사람들이 북적북적 많이 모여 있다. 그것도 재래시장을 거의 찾지 않게 생긴 10대후반에서 20대초중반의 여자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다름 아닌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를 앞두고 직접 초콜릿을 만들기 위해서 많은 젊은 여성들이 방산시장을 찾은 것이다. 웬만한 백화점, 마트 등도 초콜렛 코너가 따로 마련되어 있더니만 요즘은 정성껏 직접 만든 개성 넘치는 초콜렛을 만들어서 선물하는 것이 유행이라고 한다.


골목골목 베이킹 재료를 사기 위해서 모여든 사람들 모습이 꼭 여고 앞 분식점 같은 풍경이었다고나 할까. 초콜릿, 빵, 쿠키 만드는 각종 먹거리 재료부터 알록달록 자그만 것들이 이쁘게도 생긴 포장 용품들. 가격은 싼지는 잘 모르겠으나 어찌되었건 정말 있을 것 없을 것들이 쫙 깔려 있다.


골목길을 지나가던 5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교복을 입은 여학생에게 한마디 건넨다. "그걸로 만든 초콜릿 받는 남자친구는 좋겠다~"

이미 많이 알려져 있지만 발렌타인데이에 여자가 좋아하는 남자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이 된 것은 1970년 즈음에 일본 제과점의 홍보전략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것도 세계적인 풍습이 아니라 특히 우리나라에서 강하고 일본, 대만, 홍콩 정도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가끔 백화점이나 제과점, 마트에서 만났던 지나치게 비싸고 고급의 초콜릿들이 쌓여 있는 모습이 안좋아보였던 기억이 있지만 직접 초콜릿을 만들기 위해 오늘 방산시장에서 만난 젊은 여성들이 모습은 좀 달라 보였다. 초콜릿보다는 직접 만들겠다는 정성이라는 것은 쉽게 평가할 게 못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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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정훈닷컴 정훈온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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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도깨비후비

    흠...
    저런거 볼때마다 느끼는건데...난 아직 젊다는 ㅎㅎ
    왠지 내가 저기 있다는 이 느낌.

    2009.02.14 02: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