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이야기/영화2009.03.13 22:29


250만 관객이 찾은 독립영화 '워낭소리'. 입소문과 언론매체의 집중적인 홍보 바람을 타기도 했지만 250만 관객은 웬만한 대단위 투자 영화 기준으로도 작은 숫자가 아니다. 도대체 어떤 영화길래 하는 생각을 가지고 극장을 찾았다.


트랙터 농기계가 아닌 아직도 40년된 소를 데리고 다니며 농사를 짓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그 소의 이야기다. 영화라고 특별한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고 말그대로 다큐멘터리. 극장판 인간극장이라고 표현해도 될까.


영화를 보면서 늙는다는 것에 생각해보았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40년된 소는 모두 늙고 기력이 쇠잔해지고 있었다. 모두가 늙는다. 사람도 소도. 영어 제목이 Old Partner이던데 영화 내용상으로는 워낭소리보다 더 가슴에 와닿는 제목이지 않나 싶다.

돈의 가치에 대해서 생각하게 한다. 늙어서 언제 죽을 지 모르는 그 소는 시장에 가서 백만원에도 팔리지 않아서 되돌아 올 정도로 값이 나가지 않는다. 하지만 40년 동안 노부부의 9남매를 키워준 소다. 또 노부부의 삶과 일을 지속하게 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이것을 돈의 가치로 따지면 얼마나 될까. 

영화를 보고 왜 경상북도에서 영화 촬영지 관광상품을 만들었는지 조금 이해가 되었다.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곳은 경북 봉화군의 어느 산골 마을인데 정말 스크린을 아름답게 묘사했다. 화려하거나 아주 이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우리의 고향 마을, 산골 마을이 그렇게  아름답게 화면에 담아서 나도 한번 찾아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사실 마을이 이뻐서라기 보다는 살아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준 영화 촬영진의 능력 때문인 것 같다.

말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한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사투리를 쓰셨는데 그냥 우리가 흔히 아는 경상도 사투리와는 차원이 다르다. 언어로써가 아니라 그냥 대화를 나누는 말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자막으로 상당부분 의역해서 보여주고 있지만 수십년 묶은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대화 속에서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감성이다. 산골 깊숙한 시골 노부부의 구수한 말을 듣는 것도 이 영화의 한 포인트다.

워낭소리에서 대본은 안보인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할아버지와 할머니, 늙은 소의 3각 관계는 삶이라는 것에 대해서, 노동과 돈의 가치에 대해서 감성적으로 다가온다.
 

제목 : 워낭소리 Old Partner  
장르 : 다큐멘터리
국가 : 한국
런닝타임 : 78분
개봉일 : 2009.1.15
감독 : 이충렬
출연 : 최원균, 이삼순, 최노인의 소
개봉지원 : 영화진흥위원회
배급 : 인디스토리, 독립영화배급지원센터
제작 : 스튜디오 느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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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정훈닷컴 정훈온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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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남들이 "줘도 안 갖는" 소를 백 만원 달라고 하시는 장면이
    저는 인상 깊더라고요. 정말이지 old partner에 대한 자존심...대우...뭐 그런 거라고나 할까요.

    2009.03.14 18:3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거기서 그냥 소를 팔았으면 영화가 안되었겠죠. 관객들도 어느 정도 안팔거라고 예상도 했을 겁니다. 영화이기 때문에 이죠, 하지만 현실에서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팔기 쉬웠을 상황이죠.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은 것을 깨닿게 해준 게 워낭소리의 힘이 아닌가 합니다.

      2009.03.14 21:40 신고 [ ADDR : EDIT/ DEL ]
  2. 난초

    노부부의 일상을 그냥 보아 넘기기에는 가슴이 아리기에 아는이가 부모님을 모시고 보로 간다길래 그냥 본인들만 보라고 했다. 우리는 어른들의 삶을 보면서 끼닭아야 할것이 많지만 우리부모님들은 슬프할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나는 지금 막50대가 되었기에 그나마 우리부모님들 마음을 조금은 헤아리지만 지금 20,30대들은 원낭을 보면서 어떤 생각들을 햘까?하는 생각이 든다. 쉽게 보아서는 안될 영화라고 본다. 아낌없이 주는 노부부와 소 처럼 나도 나의 자녀에게 아낌없이 조건 없이 줄수 있는 부모가 되어야할터인데..

    2009.03.17 14:4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