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이야기2000.03.28 16:46
KBS뉴스 총선보도, 검증과 분석이 필요하다.

정치인들은 총선을 앞두고 경제위기론, 병역비리수사, 관건선거문제, 햇볕론 등의 공방에만 매달리고 있다.

하지만 언론은 이를 그대로 생중계하거나 따라잡기식의 보도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논란들을 분석하고 검증해내어 유권자들이 제대로 판단할 수 있도록 근거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언론들은 자기네 입맛대로 골라서 가치판단을 개입시켜 정치세력으로써 개입하려는 매체가 있는가 하면, 일체의 가치판단을 개입시키지 않고 정치인들의 공방만 생중계식으로 보도하는 경우도 있다.

오늘은 '공정성'이라는 이름아래 일체의 가치판단을 개입시키지 않는 대표적인 KBS뉴스의 보도태도에 대해서 한마디 하고자 한다.

지난 3월 26일 방영된 <시청자 의견을 듣습니다>의 에서 KBS보도국 박원기 정치부장은 선거기간에 '공정성'을 위해서 KBS뉴스는 '정치정보의 자유공개 시장 기능'만 행하고 기자들의 가치판단을 배제한다'는 원칙을 세웠다고 했다.

그리고 실제로 최근의 KBS뉴스는 정치권의 논란에 대해서 일체의 논평기능을 행하지 않고 정치인들 각기의 주장만 담아주고 있다.

하지만 논란이 되는 사안들에 대해서 지나치게 가치판단을 배제하고 시비를 가려야 될 사안들에 대해서 검증을 하지 않는 것이 과연 진정으로 공정한 것인가 하는 데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KBS뉴스 측에서는 그것을 공정성을 위한 것이라고 운운할 지 모르겠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정치권의 수준은 저녁 9시 뉴스시간을 정치인들의 말싸움장으로 만들고 있다. 시청자들, 아니 유권자들은 그냥 그 싸움구경만 흥미진진하게 감상하란 것이다.

그 유권자들은 선거 출마예정자들이 운동을 하기 시작하기 전까지, 아니 실제 운동을 시작하더라도 그 후보나 정당에 대해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수단은 언론매체를 통한 것이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공중파 방송의 9시 뉴스에서조차 정치인들의 싸움질만 전달받을 수 있다면 유권자들은 어떻게 판단을 하란 말인가. 오히려 유권자들이 정확한 판단을 하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뉴스의 가치판단 개입이 특정 정당의 편을 들어 주라는 말은 절대로 아니다. 정치권이 싸움을 하고 있는 주제, 논란이 되는 사안에 대해서 분석을 해주고 검증을 해달라는 말이다.

이런 문제점은 특히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나라빚 공방, 경제책임론 등 경제관련 공방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김종명 기자
"이인제 선대위원장은 한나라당이 국가 부채를 부풀려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으려 한다고 비난하면서..." <주말 유세전>(3/18,토)

안형환 기자
"민국당의 조 순 대표는 기자회견을 갖고 향후 경제위기를 주장하며 정부와 민주당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선거전>(3/19,일)

98년 단행된 5개 은행의 퇴출 문제 위헌 공방 <정책 공방>(3/20,월)

윤준호 기자
"홍사덕 선대위원장은 외환위기를 타개한다면서 엄청난 국가 빚을 끌어와 국민 부담을 가중시켰다고 주장했습니다." <부동표 공략>(3/21,화)

장기표 민국당 최고위원
"외자 유치, 기업 구조조정, 그리고 공기업 민영화를 한다면서 사실상 이 나라를 팔아먹고 있습니다" <안정론-실정론> (3/23,목)

위의 보도를 보면서 유권자들은 어떤 말을 믿고 어떤 말이 거짓인지 판단할 수 없는 것이다. 객관적 입장에서의 각기 주장에 대한 검증된 분석이 필요하다.

<2000-03-28 16:46 오마이뉴스에 쓴 글>
Posted by 강정훈닷컴 정훈온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