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이야기2009.11.30 07:40

Apple 아이폰을 우리나라 출시 첫날 현장에서 개통했다. 

사실 내가 업계 일을 하지 않으면 제법 고민을 했을 것이다. 단말기 가격도 비싼 편이고, 무선 인터넷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적지 않은 금액의 정액제에 가입해야 하고 더구나 2년 약정을 해야 한다는 사실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공짜폰이 넘쳐나는 요즘 현실에서 대부분 전화와 문자 보내는데 휴대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사실 불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일주일 전에 예약을 받는다는 내용을 보고 딱 30초 정도 고민한 후 최대한 효율적인 용량과 정액제를 선택해서 가입하기로 했다. 왜냐구? 나름 10년차 업계의 선수인데 iPhone을 직접 써보면서 확인해보고 느껴야 할 사항들이 많았다. 내년 상반기 나온다는 안드로이드폰도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그렇게 따지면 끝이 없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어느 정도 성공할 지 알수는 없지만 일단 iPhone을 써봐야 앱스토어에 대한 개념을 보다 확실하게 정리할 수 있고, 성공적인 유료 콘텐츠 수익 모델 중 하나인 아이튠스도 체감하면서 이용해볼 수 있다. 월 4만원대이던 휴대폰 사용료가 7만원 정도로 올라가게 되는게 가슴 아팠지만 30초의 고민과 30초 동안의 와이프에 설득 과정을 거쳐서 사전 예약 신청을 했다.

그리고 11월 28일(토) 오후 2시 우리나라에도 애플 아이폰이 공식 출시되었다. KT에서는 1주일전부터 사전 예약을 받았고 추첨을 통해서 1천명에게는 런칭 기념 페스티벌에 초대하여 현장에서 개통하게 하는 행사를 가졌다.


나한테도 런칭 페스티벌 초대 문자가 왔다. 사실 그래봐야 2~3일 기다리면 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행사가 어떻게 진행될까 하는 궁금증에 2시가 거의 다된 1시 40분경 현장에 도착했다.


도착하니 사람들 줄이 길게 늘어 서 있고 밴드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한쪽에서는 애플 악세사리 판매 부스도 있고 홍보 판넬도 있고 여러 준비 작업을 하는 게 보인다. 


그런데 오후 2시에 딱 개통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줄 서 있다가 오후 2시에 KT 사장과 1호 사용자가 행사장인 잠실실내체육관으로 입장에서 개통 행사를 하는 것을 시작으로 줄서서 개통 절차를 거치는 동안 한참 동안 기다렸다. 전날 오전 11시부터 줄서서 기다렸다는 1호 사용자는 1년치 휴대폰 사용료를 감면받는다고 한다. 그 전달식 과정을 체육관 밖에서 추위에 떨면서 전광판으로 지켜봤다.


줄 서있던 사람 중에서 내가 399번째였는데 나도 오후 4시 가까이 되어서야 체육관에 들어갔다. 체육관에 들어간다고 곧바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었다. 입장하면서 신분 확인을 하고 399번이라는 번호표를 받아서 다시 줄을 서서 기다렸다. 


내가 아이폰을 받은 것은 오후 4시반 정도. 그후로 번호 이동 절차, 활성화 절차, 번호 등록 등 모든 절차를 마치고 나온 게 오후 5시 정각이었던 듯 싶다. 


내가 구입한 모델은 iPhone 3Gs 16G 블랙. 줄서서 다른 사람들의 모델을 보니까 화이트도 많고 이뻐 보이기도 해서 살짝 걱정했으나 물건을 받고 나서는 블랙을 선택하기 잘했다는 생각이다. 언뜻 보기에는 화이트 모델이 이쁘게 생기긴 했지만 난 30대 중반의 남자다. 블랙이 무난하고 오래 가지고 있어도 질리지 않을 것 같다. 나오면서 보니 체육관 밖에서 줄을 서 기다리는 사람은 없었지만 행사장 안에서 줄 서있는 풍경을 보니 초대한 1천명 중 8~900명 정도는 행사장에 온 것 같았다. 아이폰을 받고 내가 처음 한 일은 와이프와 개통 기념 전화. 


오후에 다른 일정을 보내고 집에 와서 밤늦게 KT의 기념품과 아이폰을 펼쳐보았다. KT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기념 티셔츠과 음악 사이트 도시락 쿠폰을 나눠줬고, 500번째 이내에 든 개통자에게는 액정 보호 필름을 줬다. 아이폰은 그냥 작은 박스하나에 스테레오 헤드셋, Dock 커넥터 대 USB 케이블, USB 전원 어댑터가 담겨져 있었다. 사실 아이폰이 아니었다면 설명서나 별다른 안내문도 없는 모습에 황당해했을 것 같기도 하다. 


아이폰을 받아서 틈틈히 주소록을 정리하느라 손가락이 피곤하다. 피처폰만 사용하고 첫 스마트폰인 나에게는 전화나 문자 주고 받는 것도 아직은 좀 어색하다. 휴대폰 쿼티 자판도 처음인데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겠다. 한손으로 해야 할지 양손으로 해야 할지도 연습해봐야겠다. 엄지손가락보다는 정확성 때문에 검지손가락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터치감이나 사용편의성 등은 감동이다. 앱스토어를 이용하려면 아이튠즈에 등록해야 한다는 것도 이번에 알았다. 몇가지 무료 어플을 다운 받았고 웬만하면 데이터 사용하는 3G망을 이용하지 않으려고 오가면서 Wifi가 있는지 확인하는 습관도 생길 것 같다. 카메라 화질은 3백만 화소인데 초점 조정말고는 별다른 기능은 없었지만 사진 화질의 실제 느낌은 다른 휴대폰 사진보다 훨씬더 좋은 것 같다. 


미리 알고 있었듯이 밧데리는 충전 리튬 이온 배터리 내장형이라서 직접 확인할 수 없는데 USB를 통해 컴퓨터 시스템 또는 전원 어댑터로 충전하는 방식이다. 애플 홈페이지에 보면 통화 시간 최대 5시간, 대기 시간 최대 300시간, 인터넷 사용 3G에서 최대 5시간, Wi-Fi에서 최대 9시간, 동영상 재생 최대 10시간, 오디오 재생 최대 30시간이라고 되어 있다. 대략 하루 정도 사용해보니까 나같이 틈틈히 무선인터넷 활용이나 모바일을 가지고 장난치길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하루를 넘기긴 힘들어보였다. 좀더 테스트해봐야겠지만 충전 케이블을 항상 휴대해야 할 듯 싶다.

하루 반나절 밖에 사용해보지 않았지만 아이폰이 우리나라 이동통신 업계와 인터넷 업계에 주는 영향력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모바일 게임과 같은 콘텐츠난 각종 어플리케이션이 그동안 이통 3사의 플랫폼을 활용해야만 가능했지만 이제 애플 앱스토어라는 다른 창구가 생긴 것이다. 그러면서 내년 상반기 출시한다는 안드로이드폰의 파워도 미리부터 짐작할 수 있다. 좀더 사용해보고 차츰 애플, 아이폰, 앱스토어, 모바일, 무선인터넷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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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정훈닷컴 정훈온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