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야기2008.07.15 13:39

요즘 인터넷 문화, 특히 인터넷에서의 자유와 규제 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합니다. MBC 100분토론과 KBS 생방송 심야토론 외에도 많은 토론프로그램과 세미나 등이 열리고 있더군요. 저도 인터넷쟁이 중 한명이기에 그런 토론들을 관심있게 지켜보게 됩니다.

하지만 최근의 대개 논의들은 순수하지 않고 최근 쇠고기 정국의 촛불시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정파적인 입장을 반영한 내용들이 많아서 대개 별 내용없이 정리되고는 합니다. 또 토론자중에 꼭 올드미디어, 특히 신문사 사람들이 목소리를 높입니다. 올드미디어적인 입장, 신문사에서 20여년씩 일하던 관점으로 인터넷과 인터넷 문화에 대해서 말합니다.

더구나 그 내용들이 너무 유치하거나 수준이 낮습니다. 인터넷은 불과 10여년전 우리 앞에 나타났지만 이미 우리 생활양식 속에 TV나 신문 이상으로 자리 잡았는데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올드미디어의 관점에서만 바라보려고 하니까 10여년전 인터넷 초창기 교과서에 나오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거기에 이데올로기적, 정파적인 색깔까지 덧씌우려고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98년인가 학교에서 인터넷에 대한 강의를 들은 기억이 있는데 그때 나왔던 얘기들. 개방형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정보의 바다를 이루고, 쌍방향성과 참여형 서비스를 구현하며, 실제와 가상의 구분이 없어지는 사이버세계 속에서 익명성을 나타낸다는 가장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인터넷의 특성들을 이해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넷 문화에 대한 생각을 할 때마다 말과 글의 차이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학교 다닐 때 배웠던 구어체와 문어체의 차이. 말과 움직이는 화면(동영상)으로 보여주고 들려주는 TV와 글과 정지된 화면(그림, 사진)으로 보여주는 신문의 매체적인 특성이 엄연히 있는 것처럼 인터넷은 이 모든 것을 포괄하면서, 중간에 서 있는 특성이 있습니다.

인터넷은 정지된 그림과 움직이는 그림, 즉 사진과 동영상을 모두 보여주면서 말도 들려줄 수 있지만 주된 언어 사용 방식은 신문과 같은 '글'입니다. 하지만 잘보면 인터넷의 '글'과 신문의 '글'은 같지 않습니다. 신문의 글은 전형적인 문어체를 중심으로 보여지는 반면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의 글은 구어체 중심입니다.

신문에서는 "...이다"의 어체가 중심이지만,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구요, ...했어요, ... 아니에요? ...입니다" 등 말을 기반으로 한 글, 즉 구어체 중심이라는 것입니다. 제 블로그만 해도 어쩔 때는 문어체로 했다가, 지금과 같이 구어체로 할 때도 있습니다. 모두 자연스럽습니다.

이 차이는 단지 어투, 어체가 다르다는 데 멈추지 않습니다. 신문과 인터넷에서의 어체가 다른 이유를 찾아봐야 합니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어체의 의미가 크지 않은 이유를 알아야 합니다.

선거철만 되면 유력 정치인들이 꼭 택시기사들을 모아놓습니다. 그리고 기자들이 지역을 돌면서 택시 민심탐방 같은 것을 합니다. 서민들이 택시를 타고 택시기사와 나누는 대화들이 많은 민심에 많이 투영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택시기사들이 손님들과 나누는 대화가 정치나 사회에 대해서 항상 논리적이고, 합리적이고, 근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것 자체가 민심이기 때문에 택시 민심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런 사람들의 말이 쌓이고, 서로 주고 받는 가운데 민심이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쓸 때는 자신의 의견을 옮깁니다. 그것이 꼭 리포트, 논문처럼 형식을 갖추고 서론-본론-결론을 나눠서 쓰지 않아도 자신의 친구들과 포장마차나 호프에서 술 한잔하면서 했던 얘기들, 말들을 그냥 옮기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소통 방법이 됩니다. 인터넷은 그런 소통의 공간입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의 글을 보고 논리적이지 않다느니, 근거가 어쩌느니, 그 얘기들을 가지고 괴담이니 하는 얘기들이 한심하게 느껴지는 것도 그런 차원입니다.

신문 중심의 올드미디어 입장에서는 인터넷 '글'을 text 차원으로만 해석하면서 신문의 '글'과 같다고 착각하는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을 자신의 눈으로, 자신들의 입장으로만 보면 이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수많은 각자 개인들의 입장을 절대 이해할 수 없습니다.


Posted by 강정훈닷컴 정훈온달
인터넷 이야기2007.12.05 14:45

오전에 김경준과 관련한, 아니 이명박 후보와 관련한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가 있었다. 결과는 이명박 후보가 주가조작과 관련없다는 내용이다. 이런...

어쩌고 저쩌고 하지만 내가 지금 그 수사가 제대로 된건지 진실이 뭔지 알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제껴놓고... 내가 하려는 얘기는 그 수사와 관련된 얘기는 아니다.

관련해서 뉴스들을 보려고 네이버 첫화면을 펼쳤다가 놀랬다.
몇일 전 네이버가 첫화면에서 대선과 관련된 내용을 찾기 어렵다고 블로그에 포스팅한 적이 있다. "네이버에서 찾기 힘든 대선과 BBK 뉴스"

[대통령 선거 D-00일] ['BBK' 김경준 수사'] 와 같은 식으로 카테고리만 나오고 첫 화면에서 대선과 관련된 내용이나 그 수사의 공방 내용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네이버 첫 화면의 뉴스 콘텐츠가 바뀌었다. 이명박 후보가 BBK와 관련이 없다는 검찰 수사 결과와 함께 그 기사의 제목들이 첫 화면에 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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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5일 네이버 첫 화면 뉴스 섹션

12월 5일 네이버 첫 화면 뉴스 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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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6일 네이버 첫 화면 뉴스 섹션

11월 26일 네이버 첫 화면 뉴스 섹션


설마... 이명박 후보가 BBK랑 상관없다고 검찰이 수사 결과를 발표해서 이렇게 바꾼 건 아니겠지? 이명박 후보한테 불리한 공방들을 안보여주려고 기사 제목들을 네이버 첫 화면에 안보여준 건 아니겠지?

Posted by 강정훈닷컴 정훈온달
인터넷 이야기2007.11.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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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대통령선거가 한달이 채 남지 않았다. 하지만 네이버에서 대선 관련된 소식을 찾아보기 힘들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첫 화면을 보면 메뉴는 진한 글씨로 나와 있지만 기사 내용은 한번 클릭해야 들어가서 볼수 있다. 이렇게 표현한 것은 'BBK 김경준 수사'도 마찬가지다.

인터넷 시장으로서도 그렇지만 우리나라 인터넷 트래픽은 네이버가 독주하는 체제다. 그래서 네이버의 인터넷 정책과 화면 구성은 많은 영향을 미친다. 네이버는 아니라고 하지만 영향력을 놓고 본다면 어느 유력 매체에 뒤지지 않는다.

인터넷이 생활화된 사람들에게는 TV와 신문 못지 않게 웹사이트의 첫 화면에서 보여주는 주요 소식들이 여론형성에 큰 역할을 한다.

사람들은 TV 9시 뉴스의 첫 꼭지가 가장 중요한 소식이라고 생각하고, 신문 제목을 훑어 보고 세상 일을 모두 아는 것처럼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그게 전부는 아니지만 그만큼 영향력이 제일 크다는 것이다.

인터넷에서는 포털의 메인 페이지가 그런 역할을 한다. 거의 모든 주요 포털은 첫 화면의 가장 눈이 가기 쉬운 부분에 실시간 뉴스를 보여준다. 언론사들은 거의 웹사이트의 CP(Conent Provider)화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네이버는 적어도 이번 대선, 그리고 BBK와 관련해서는 철저하게 의제설정(agenda setting)을 포기하고 있다. 실시간으로 나오는 각종 기사들, 새로운 소식들을 첫화면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네이버의 뉴스 정책이 원래 이렇지 않다는 것은 모두가 안다. 각종 연예가 소식들, 스포츠 뉴스 등 모두 실시간으로 첫 화면에 보여준다. 하지만 대선, BBK와 관련해서는 모두 포기하고 있다. 클릭하고 들어가도 정당별, 주제별로만 카테고리해놓았을 뿐 기사 취사선택은 하지 않고 있다.

이는 네이버가 선거와 관련해서 기계적인 기능만 제공해서 중립적인 역할을 한다고 볼수도 있다. 하지만 중립적이지만은 않아 보인다. 인터넷을 주 매체로 활용하고 있는 나 같은 사람들에게 이런 모습은 객관적인 판단을 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무관심하게 만들어버린다.

물론 네이버의 곤란함을 이해는 한다. 돈만 많이 벌고 싶은데 사회적 영향력까지 너무 커져버려서 그것을 주체하고 지켜낼 힘이 없으니까 그냥 골치 아픈 논란거리에서는 발을 빼겠다는 모습이다.

하지만 각종 의혹과 진실을 알고 싶은 네티즌들에게 '그냥 관심끄고 떠들지말고 조용히 있어'라는 네이버의 모습이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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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정훈닷컴 정훈온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