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이야기2008.10.03 16:20


사실 거의 인터넷과 TV는 거의 끼고 산다고 할 수 있지만 막상 고정적으로 챙겨보는 TV프로그램은 드문 편이다. '9시 뉴스'와 '황금어장', '걸어서 세계속으로' 정도인 듯 싶다. 다른 프로그램은 보통 리모콘 재핑하다가 눈에 띄면 보거나 한다. 

그런데 버라이어티 같은 오락프로그램은 그냥 채널 돌리다가 관심있는 프로그램을 봐도 내용에 파악에 별 상관없는데 드라마는 좀 다르다. 장르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인데 오락프로그램은 띄엄띄엄 봐도 상관없지만 드라마 같은 경우는 계속 이어보지 않으면 스토리를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그래서 드라마는 한번 보기 시작하면 계속 챙겨보게 되고 충성도가 높아서 시청률의 들쭉날쭉이 덜한 편이다.

물론 드라마를 처음부터 본다고 무조건 계속 보지는 않았을 것이다. 내가 '베토벤 바이러스'를 모바일로 유료 다시보기까지 챙겨보게 된 것은 몇가지 포인트가 있었는데다. 특히 결정적인 이유는 3회의 한 장면이 컸다. 

3회에서 지휘자 강마에(김명민 분)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비디오를 틀어주면서 롤랑 조페 감독의 영화 '미션'(The Mission)의 한 장면을 보여준다.


"영화속에서 저 신부는 무서운 원주민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이렇게 창과 화살 앞에서 오보에 하나로 원주민들 마음을 돌려세웁니다. 

다시 말해서 관객은 이 원주민이고 여러분은 이 신부가 되어서 연주해야 하는 겁니다. 그런데 지금 여러분들 연주는 어떤 줄 아십니까? ... 듣기 싫죠? 내가 원주민이라면 이렇게 연주하는 사람 찔러 죽입니다... 

그럼 다 같이 여기 이 신부가 되서 연주해봅시다. 모두 눈 감으세요. 박자 맞추고 음악 놓치고 그게 중요한게 아닙니다. 그건 혼자 죽어라 연습하면 언젠가는 됩니다. 중요한건 내가 관객에게 무엇을 전달하려고 하는 그 마음 그 느낌입니다...

느껴지세요? 여기는 사람의 때가 묻지 않은 새로운 세계입니다. 
넬라 판타지아(Nella Fantasia)의 세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모두 긴장푸시고 음표 박자 필요없습니다. 그냥 느끼시면 됩니다.
단, 각자 따로 놀면 안되기 때문에 제가 중간중간 지시를 드릴 겁니다. 
거기에만 따라주시면 됩니다."


그리고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대부분 많이 들어봤음직한 음악인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Ennio Morricone)의 Gabriel's Oboe를 연주한다. 드라마에서는 '넬라 판타지아(Nella Fantasia)'라고 하는데 원곡 Gabriel's Oboe에 가사를 붙인 곡이 Nella Fantasia 다.



환상적인 음악도 그렇지만 조직과 사회, 진정한 바람직한 리더(십)의 역할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느끼게 해준 장면이었다.

이 장면 때문에 나는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를 챙겨보게 되었으며, 엔니오 모리꼬네(Ennio Morricone)의 Gabriel's Oboe 콘서트 동영상을 수십번 보고 듣게 만들었다. 그리고 영화 '미션'의 동영상까지 구해보았다.

두번째로 모든 사람이 칭찬을 하지만 김명민의 연기를 빼놓을 수 없다. 아니 내가 이번에 새삼 느낀 것은 목소리, 대사전달력이다.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머리에 쏙쏙 박힌다. 그리고 다른 사람도 발견했는데 이순재다. 워낙 원로 연기자라 당연하게도 느껴지긴 하지만 새삼 2명의 대사 전달력은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클래식을 소재로 한 드라마를 쉽게 다가오게 만드는 데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드라마가 그냥 천재나 프로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을 얘기하고 싶다. 사실 내가 음악적으로 문외한이라서 잘 모르는 면도 있겠지만 드라마에서 음악적 완성도나 음악적인 연기가 프로급으로 보여지지는 않는다. 김명민의 연기가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카라얀이나 정명훈의 지휘를 따라갈 수 없을 것이고 TV수상기를 통해서 들려지는 클래식 음악이 콘서트장의 그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것이다. 트집을 잡자면 어색한 부분이 자주 보인다. 

하지만 '베토벤 바이러스'에서는 강마에(김명민 분)와 천재 건우(장근석 분)만 있는 것이 아니다. 클래식을 사랑하고 오케스트라 단원을 꿈꿨지만 그러지 못했던 평범한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아마추어적이지만 그들의 꿈을 실현해나가는 과정이 나에게는 드라마를 시청하는 시선이 꿈과 희망을 안고 보고 있게 만들었다.

Posted by 강정훈닷컴 정훈온달
문화 이야기/영화2008.06.07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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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앤 더 시티'는 이른바 미드, 미국 드라마의 대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이 알려져 있는 미국 HBO의 인기 시리즈 드라마다. 그런 드라마를 영화화하여 개봉한 것이다. 그것도 드라마와 같은 출연진에 내용도 이어지고 드라마의 제작자이자 시즌 5와 6의 연출을 맡은 마이클 패트릭 킹이 영화의 제작과 각본, 감독까지 맡았다.

'섹스 앤 더 시티'는 뉴욕의 40대 여자 친구 4명의 사랑과 삶을 중심으로 그린 이야기다. 10년전 시작해서 2004년에 6번째 시즌 마지막회가 방송되었다고 한다. 뉴욕에는 이 드라마의 투어 버스까지 있을 정도라고 한다. 물론 우리나라는 요즘도 가끔 케이블 채널에서 방송되는 걸 볼 수 있다.

난 거의 보지 않았지만 '섹스 앤 더 시티' 드라마를 잘 알고 있거나 계속 봐왔던 사람들에게는 영화라고 별다를게 없어 보였던 모양이다. 드라마의 연장선상 정도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았다.

그동안 케이블채널이나 아내가 다운받아서 보고 있는 동영상 파일을 힐끔 본 적은 있었지만 나에게는 미국 드라마가 익숙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어제밤 2시간동안 영화관에서 본 '섹스 앤 더 시티'를 본 후로는 드라마에 대한 내용도 모두 이해가 되었다. 출연하는 배우들의 캐릭터, 인물간의 관계들, 가치관, 배경이 되는 뉴욕의 모습 등등... 머릿속에 정리가 되었다.

드라마를 볼 때는 정리가 안되었는데 왜 영화를 통해서는 정리가 되었을까 생각했다. 출연진이나 내용, 배경, 소재 등 모든 것이 드라마와 같다고 하는데 왜 나에게는 다르게 다가왔을까. 대형 스크린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과 같이 갇힌 영화관에서 보았기 때문에 나에게 오는 집중도가 비교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또 드라마처럼 내용이 시리즈 단위로 계속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2시간에 모든 것을 함축적으로 담아서 표현했기 때문일 것이다. 비디오나 인터넷 보급으로 동영상 다운로드가 늘어나서 어쩌구 하지만 이런 것 때문에 극장 산업, 영화 산업이 망하지 않고 나름대로 잘 버티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스쳤다.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다. "Feeling? Thinking?" 감정이냐, 이성이냐 하는 소리다. 철학적인 질문을 남녀 관계에 대입시켰는데 영화에서 어떻게 표현했다는 점보다는 우리 생활로 돌아와서 되새겨보았다. 이성적이지 못한 현실에 답답해 하지만 너무나 이성적인 것이 정답일까하는 회의를 해보았다. 인간은 이성적이긴 하지만 감정에 충실하기도 하고 그 둘의 조화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 둘의 조화는 말처럼 쉽지 않다. 이성의 판단을 어떻게 확실할 것이며, 감정의 변화를 어떻게 예측할 것인가. 영원한 숙제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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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섹스 앤 더 시티 (Sex and The City, 2008)
장르 : 멜로, 애정, 로맨스, 코미디
국가 : 미국
런닝타임 : 143 분
개봉일 : 2008.06.05 
감독 : 마이클 패트릭 킹 Michael Patrick King
등급 : 국내 18세 관람가, 해외 R 
출연 : 사라 제시카 파커 Sarah Jessica Parker(캐리 브래드쇼 역), 킴 캐트럴 Kim Cattrall(사만다 존스 역), 신시아 닉슨 Cynthia Nixon(미란다 호브스 역), 크리스틴 데이비스 Kristin Davis (샤롯 요크 골든브랫 역)

Posted by 강정훈닷컴 정훈온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