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이야기2003.04.05 20:46

오늘자(4.5) 조선일보 사설을 보고 우려를 감출 수 없어 글을 남긴다.

서동구 하나 밀어냈다고 게임 끝난 것 아니다. KBS 노조는 끝까지 책임지고 KBS를 지켜라.

조선일보는 [사설] 'KBS 사장은 公正性지킬 인물을'에서 KBS 사장 선임의 조건에 대하여
"KBS사장은 대통령과 '코드'가 맞다는 식으로 개혁성만 앞세울 게 아니라 전문성과 경륜을 중시"
"다른 것은 몰라도 공정성은 지키겠다는 인물을 뽑아야 할 것"
"방송문화를 이끌 폭넓은 식견을 지닌 인물을 고르려면 대통령 주변이나 노조에 치우치기보다는 추천 범위의 폭을 넓혀야 하며"
라는 토를 달았다.

말은 그럴 듯 하지만 조선일보가 내건 이 조건은 노무현 정권쪽 사람이나 개혁적인 사람으로 선임하지 말고, 한나라당과 보수 기득권 세력의 입맛도 감안해서 뽑으란 소리를 이렇게 돌려 표현한 것 다름 아니다.

이런 KBS 사장 선임이라면 서동구 퇴진 노력을 했던 KBS 노조와 시민단체를 진심을 잘 이해하지 못하며 비판했던 일부 네티즌들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수 있을 수도 있다.

나는 KBS 노조도 조선일보가 말하는 차원의 '중립'적인 사장을 원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런 인사로는 지난 박권상 체제의 반성 차원에서 나오는 KBS 개혁에 대한 기대를 할 수가 없다.

하지만 현재 현실은 그렇게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먼저 보수기득권 세력과 한나라당은 지난 대선 과정을 통해서 조중동만 믿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절감했다. 인터넷 매체는 아직 대안매체의 차원이고 모두 쪼개져 있어서 당장 어쩌기 힘들지만 공중파 방송은 그냥 놔두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한나라당이 언론대책특위라는 것을 만들어서 하고 있는 게 그런 작업 아닌가. 방송법 개정을 통해 방송위를 장악하고 KBS 이사회를 다시 꾸려서 자기 입맛에 맞는 또는 위에 조선일보가 말한 겉으로 보이기에 중립적인 인사를 KBS 사장에 내세우려고 할 것이다. 그러면 그건 KBS 사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방송과 언론 정책에 그대로 이어진다.

노무현 대통령이 우려하는 것이 이런 상황이 아닌가 싶다. KBS 노조와 시민단체 대표들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5월 새롭게 구성될 이사회에서 사장을 선임하자고 요구했다고 하지만 나는 이런 상황이 뻔히 예상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반대한다.

그렇다고 현재의 KBS 이사회가 사장을 선임할 때도 걱정되는 면이 있다. 대통령이 국회 국정연설에서 대놓고 당신과 KBS 이사회를 망신줬는데 사장을 당장 선임할까도 모르겠다. 또 그네들 자존심 때문이라도 노조와 시민단체가 추천한 3인중에 그냥 선임해줄까 하는 의문이 된다. 오히려 조선일보가 말하는 겉으로 보기에 중립적인 사람을 찾으려 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라는 것이다.

이렇든 저렇든 위의 2가지 경우라면 KBS는 개혁이건 뭐건 다 끝장이다. 국민과 시청자들은 또 5년 동안 KBS의 철밥통을 탓하며 실망하고 무시할 것이다.

나는 사실상 KBS 내부의 유일한 개혁 동력인 노조를 서동구씨가 껴안고 출발하지 못했던 것이 아쉽다. 엉뚱하게 박권상 전사장 세력이 밀었다는 소리가 나오게 만든 것은 KBS는 개혁하지 말자는 거였다.

노조도 시청자(단체)들과 네티즌, 시민단체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까지 우군으로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을 인식했으면 한다. 노조도 양보할 건 양보하고 현실로 받아들일 건 받아들여야 한다. 솔직히 그렇게 까지 했으면 대통령도 할만큼 했다. 노무현 아니면 꿈도 못꾸는 상황이다. 파업을 하든 머리를 깍든 그냥 밀고 나갔을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추천했던 3인의 후보중에 이형모씨의 우선순위는 뒤로 밀어놔라. 노조 출신이면 너무 속보이지 않는가. 또 지난 박권상 체제때 부사장하면서 여기저기서 욕도 먹어서 KBS 내부에서 힘을 제대로 받기 힘들다.

내가 결론적으로 지금 하고 싶은 말은 노조가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노조는 서동구 퇴진에 큰 의미를 두고 승리감에 젖어 있을 때가 아니다.

시민단체와 함께 추천한 3인 후보의 사장 선임에 대한 적절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이사회를 설득하던지. 아니면 다른 제 4, 제 5의 후보까지 내놔서 보기를 늘려놓고 빠져나갈 구멍을 막아놓던지. 현재의 상황을 적극적으로 끌고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KBS 이사회에 맡겨놓아서 엉뚱한 사람을 뽑아놓으면 어쩔거냐. 그때까서 또 대통령한테 거부권 행사하라고 할 수도 없지 않는가.

사장 선임에서 그 사장에 대한 KBS를 어떻게 끌고 가는지 지금 노조는 계속 책임져야 한다.

<20030425 서프라이즈에 쓴 글>

Posted by 강정훈닷컴 정훈온달
미디어 이야기1998.09.03 00:36

KBS 개혁리포트 - 책임지지 않는 권력, 언론              
1편 : 방송, 권력의 손에서 국민의 품으로
방송 : 1998년 9월 3일(목) 밤 10시~11시

방송의 날. KBS가 정식으로 자신들의 권력에의 굴종에 고개를 숙였다.

방송이 되느냐 마느냐로 논란을 빚었던 KBS 개혁프로그램이 우여곡절속에 방송되었다.

전두환,노태우,YS,DJ에 대한 맹목적 충성과 미화에 대해 방송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보도본부장과 TV본부장의 공식사죄로 시작한다. 방송 특히 KBS의 구조적인 정권의 이익에 굴종하는 모습을 되돌아 보여 주었다. 공영방송이면서 그 공영성을 비교적 인정받고 있다는 영국의 BBC와 독일 ZDF의 예를 들면서 대안을 찾아보려고 한다. 영국이 제도적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사장을 비롯한 제작진의 노력으로 공정성을 지켜왔다면 독일은 정권의 방송장악기를 거쳐 제도적인 보완을 통해 방송의 권력에의 독립을 찾아나간 모습을 취재했다.

방송의 권력에의 굴종과 시청률 지상주의는 분명 정확과 공정과 객관을 상실케 만드는 것이다. 이의 극복을 위한 제도적 보완에 KBS도 인정했듯이 현재 김대중정권 또한 KBS의 독립의지가 후퇴하고 있다. 특히 대통령의 지명에 의해 임명되는 사장이 인사권과 편성권을 독점하고 있는 현실과 결국 정권에 의해 임명되는 방송위원들에게 그 문제점을 들이댄다.

그럼 지금은 어떤가. 지금 KBS사장은 전에 동아일보에 있던 박권상씨다. 비교적 개혁적인 인사라고는 하지만 그 역시 김대중대통령 당선후 행정개혁위원장을 지낸 사람이다. 결국 현 정권의 인사인 것이다. 방송의 독립, KBS의 독립은 이 프로그램에서도 말하듯이 경영진의 독립적 임명과 운영에서 나올 수 있는 것이지만 아직 이 사회는 KBS를 가만히 나두지 않는 것이다. 일단 KBS가 자신들의 과거의 역사를 굴종과 오욕의 역사로 인정했다는 데 큰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강정훈닷컴 정훈온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