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이야기/영화2009.07.27 17:43

해운대. 고향이 부산인 나로써는 괜히 친근한 단어이자 지역, 해수욕장이다. 초등학교 때는 방학마다 부산의 외갓댁으로 놀러갔던 기억이 있다. 요즘은 해운대 뒷쪽이 고급 고층 아파트단지와 호텔촌, 유흥가로 변모했지만 아직까지 해운대는 여름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관광지이자 해수욕장이다. 


메가 쓰나미를 소재로 한 영화 '해운대'는 '투모로우', '퍼펙트 스톰'의 할리우드 CG 프로듀서 한스 울릭 Hans Uhlig이 참여했고 130억원을 쓰면서 한국형 재난 블록버스터를 표방했다. 영화를 보면 쓰나미에 대한 CG 보다는 '한국형'이라는 단어에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주는 해운대라는 관광지/해수욕장의 대표성, 롯데자이언츠의 야구 장면과 야구장까지 담아낸 부산이라는 지역적인 특색을 활용하고, 부모 자식간의 사랑을 녹여내면서 코믹한 감각과 함께 몇 장면에서는 적지 않은 사람들의 눈물도 나오게 만든다. 


해운대의 하일라이트이자 많은 예산을 투입했다는 쓰나미를 표현한 물 CG, 한국의 모팩 Mofac Studio라는 회사가 중심이 되어서 파워캐스트, 폴리곤엔터테인먼트라는 회사가 컨서시움을 구성했고 한스 울릭 Hans Uhlig이 참여하면서 기술 이전까지 받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영화를 보면서 떠오르는 스크린 밖의 몇가지 대목이 있다. 먼저 심형래의 디워 D-War라는 영화. 모두 한국 영화로는 드물게 CG를 내세웠다. 해운대와 관련해서 한스 울릭 Hans Uhlig이 참여했다느니 어쩌구 하지만 솔직히 내가 영화를 볼때는 어설프기 짝이 없었다. 물론 많이 발전했다고 할 수 있지만 영화를 보다가 갑자기 만화가 삽입된 장면 같이 느껴졌다. 하지만 '해운대'에 대해서는 '디워'에 없는 이야기와 설경구, 하지원, 박중훈, 엄정화라는 시대의 배우들이 있다. 


영화 해운대에는 세 커플이 등장한다. 선원 아버지를 바다에서 잃은 후 무허가 횟집을 하며 살아가는 연희(하지원)와 연희를 짝사랑하는 아들 딸린 홀아비 만식(설경구), 쓰나미가 한반도에 올 것을 경고하는 지질학자 김휘(박중훈)와 이혼한 아내이자 부산문화엑스포를 준비하는 광고대행사 이사 유진(엄정화), 바캉스하러 해운대를 찾은 미모의 삼수생 희미(강예원)와 물에 빠진 희미를 구해주고 사랑에 빠진 구조대원 형식(이민기)이 그들이다. 또 베테랑 조연들이 영화를 가볍게 만들지 않는다.



영화 해운대를 보면서 설경구에 대한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연기파 배우가 주인공인 영화 해운대이지만 웬지 설경구가 영화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 최근에 송윤아와 결혼하면서 안티가 생기게 되었는데 영화에서도 비슷한 설정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그런 영화 외적인 면을 떠나서 영화에서만 보면 역시 설경구이긴 하다. 완전히 부산 시장가의 아저씨로 변신한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 해운대에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면 헛점도 많다. 이야기 구조가 그리 치밀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한다. 500m 짜리 파도가 해운대를 덮치고 고층 건물들을 물에 잠기고 무너뜨릴 정도의 쓰나미가 덥쳤는데 나중에 노천 횟집 자리에 가보니 아직도 그릇이나 손수건이 그대로 남아 있는 장면은  영화적 설정이긴 하지만 좀 황당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기가 막힌 이야기의 반전이나 특별한 효과가 있지도 않다. 초반의 몇 장면들을 보면 영화의 결말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제목 : 해운대
장르 : 모험, 드라마
국가 : 한국
런닝타임 : 120분
개봉일 : 2009.7.22
감독 : 윤제균
출연 : 설경구(최만식), 하지원(강연희), 박중훈(김휘), 엄정화(이유진), 이민기(최형식), 강예원(김희미), 김인권(오동춘), 송재호(억조), 김지영(금련)
등급 : 국내 12세 관람가    
제작 : JK 필름 


Posted by 강정훈닷컴 정훈온달
문화 이야기/영화2007.07.28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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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대해서 고민하고 시대와 호흡을 함께하는 젊은이로써 당연히 봐야할 의무를 느꼈던 영화가 '화려한 휴가'라고 생각했다.
왜? 80년 5월의 광주를 다룬 영화이니까.

하지만 막상 개봉일이 다가오고 영화표를 예매하자 웬지 영화를 보기 두려운 느낌이 들었다. 아니 영화를 본후의 어떤 느낌 남을까를 걱정했다.

정치적인 영화가 아니라는 걸 강조하고 한국 영화시장을 걱정하며 대안으로 '화려한 휴가'를 거론하는 홍보 문구들을 보면서 80년 5월의 광주를 혹시나 가벼이 다루지 않았을까? 그냥 영화산업의 소재거리에 지나치지 않았을까? 그래서 세상과 시대에 무덤해지는 우리들을 더 멀어지게는 하지 않을까? 나를 멀어지게 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을 했던 것이다.

영화를 본 후 그런 기우는 버릴 수 있었다.
영화를 본 80년 5월 이후에 태어나고, 시대를 깊게 고민하기 귀찮아 하는 아주 많은 사람들에게 영화라는 매개를 통해서 눈물을 흘리고, 분개하고, 전두환이 왜 그랬냐고 묻게 만들었다.

우리 주변에 80년 5월 광주의 역사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청문회와 각종 다큐멘터리 등으로 어느 정도 알려져 있지만 아직 그 역사의 사람들이 누리고 있는 현실을 그냥 잊어버리고 만다. 현실의 아픔을 일부러 들춰내려 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정치적 의미의 5.18과 영화 화려한 휴가를 분리하려는 홍보전략은 당연하고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을 보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재미있었다. 중간중간 사람들이 웃게 만드는 장면도 자주 나온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내내 난 불편함을 지울 수는 없다. 극화한 영화이지만 너무나 사실적이었기 때문이다. '화려한 휴가'는 여러 실제 사건들과 실존 인물들을 결합해놓은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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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원이 확성기 들고 거리를 돌며 "광주시민 여러분, 저희들을 잊지 말아 주세요" 외치는 장면은  "계엄군이 쳐들어옵니다. 시민여러분, 우리를 도와주십시오."라는 애절한 시내 가두방송을 했던 전옥주님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도청 위 조기를 올렸리던 장면, 아버지의 주검 앞에서 눈물을 흘렸던 어린 아이, 그리고 그 장면을 사진으로 전달한 외신기자, 애국가를 부르는 시민들을 향해 총을 쏘는 군인들, 주남마을 버스 학살 사건...

그 많은 장면들이 사실인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차마 마음 놓고 몰입해서 영화를 볼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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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기억나는 부분이 있다.
"가만히 있는 개를 걷어차서 짖으면 매질해서 쓰러뜨리고, 시끄러운 걸 막아줬으니 나머지 모두 말 잘 들으라는 격이지"

영화의 신부님 역으로 나왔던 송재호가 말한 이 대사가 기억나는 것은 5.18때문이 아니다.

사람사는 방식과 관계, 힘을 만들어가는 모습... 지금 내 주변에서 찾아볼수 있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화려한 휴가 (2007)
한국 : 드라마 15세 관람가->12세 관람가 118분
개봉 2007.07.25
감독 :김지훈
출연 :안성기, 김상경, 이요원, 이준기, 박철민, 나문희

Posted by 강정훈닷컴 정훈온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