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일요일밤에'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0.03.09 애들이 오락프로그램에 나온 까닭
  2. 2000.02.22 TV가 일요일 밤마다 당신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미디어 이야기2000.03.09 15:17
'순수'를 가장한 시청률 높이기 작전 

요즘 들어서 TV의 오락프로그램에 아기나 어린이들이 자주 보인다.

인기가 곤두박질치던 <일요일 일요일 밤에>를 살려준 게 'GOD의 육아일기'고, 불분명한 색깔로 비판을 받던 <전파견문록>이 들고 나온 카드도 아이들의 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본다며 아이들과 퀴즈대결을 벌이는 '퀴즈 순수의 시대'와 '행복의 나라', '퀴즈 회전목마'다. 그리고 다른 시트콤에서도 어린이는 감초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다. 오락프로그램 그것도 주말 저녁시간대에 왜 아기나 어린이들이 자주 나올까? 아기가 TV를 볼 일도 만무하고 그 시간대의 프로그램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프로그램 제작자들이 겉으로 내걸고 있는 이유는 어린이의 순진함을 사회에 전파시키기 위해서라고 한다. 하지만 그 대답은 그 프로그램에서 아기와 어린이가 어떻게 비춰지는 지를 보면 드러난다.

아기나 어린이에 대한 어른들의 태도는 따뜻하며 악의를 품는 사람이 없다. 가정의 행복을 중시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어린이는 행복의 상징이고 고달픈 직장 생활의 현대인들에게 아기는 순수와 편안함의 상징이다. 아기나 어린이는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지 않다.

그런데 저질이라며 비판받고 인기도 떨어지던 일부 오락 프로그램들이 그 아기와 어린이를 웃음의 소재로 이용하고 있다. 그 프로그램 속에서 아기와 어린이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전제가 된다. 어른과 비교되어지면서 가끔 어른들에 버금가거나 뛰어난 능력을 보이면 그는 칭찬의 대상이 아니라 웃음거리가 된다. 그것은 분명 천진무구함이나 순수와는 차이가 있다. 물론 그 웃음이 비웃음은 아니지만 그 속에서 아기와 어린이는 한 인간이 아니다. 동물원의 철조망에 갖힌 행동 하나하나가 웃음거리가 되는 원숭이와 무엇이 다른가.

광고이론에 '3B'라는 게 있다. 미녀(beauty), 아기(baby), 귀여운 동물(beast)을 가리키는 말로, 이 3가지 요소를 이용한 광고는 주목률이나 열독률이 높기 때문에 광고를 만들 때 3B를 고려하면 실패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제는 광고 뿐만 아니라 TV에서도 그 이론이 적용되고 있다.

오락프로그램의 아기와 어린이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 아기와 어린이는 천진무구한 순수함를 전달하는 게 아니라 순수를 앞세운 시청률 높이기 작전의 웃음거리로 전락하는 모습이다.

<2000-03-09 15:17 오마이뉴스에 쓴 글>
Posted by 강정훈닷컴 정훈온달
미디어 이야기2000.02.22 12:06
<일요일 일요일 밤에> (MBC 매주 일요일 저녁 6:50∼8:00) 연출 : 은경표/김현철/김구산/전진수

문화방송(MBC)의 간판 오락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 에는 얼마전부터 <변우민, 안문숙의 결혼 대작전> 이라는 코너가 생겼다. 노총각, 노처녀 탤런트인 변우민, 안문숙이 결혼 상대자를 찾는 과정을 다큐멘터리처럼 만들어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영화 「트루먼쇼」가 보여주는 '미디어에 의해 감시되고 통제된 인간' 의 모습을 연상하게 만든다. 이는 단지 결혼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생활을 상품화하겠다는 의도라고 밖에 볼 수 없다. 한 사람의 '결혼' 이라는 일상을 그대로 보여주겠다는 것은 미디어가 인간을 감시하며 상품화하는 미래 사회에 대한 우려를 매주 일요일 저녁 시간에 TV앞에서 현실로 만드는 것이다.

결혼 상대자를 찾아다니는 과정을 보면서 나는 웃어야만 하는가. 결혼 상대자를 찾는 모습이 우스운 일인지 곰곰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 상황이 우스워서가 아니라 오락프로그램이니까 모든 게 웃음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름에 연예인들이 번지점프를 하고 소방훈련을 하면서 공포에 떠는 모습에 강제로 웃을 수밖에 없었던 것도 마찬가지다. 일상의 사실적 모습을 오락프로그램을 통해 웃음거리로 만드는 행태는 시청률을 위한 '인간 상품화' 의 극단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탤런트 변우민의 경우 모 여자 탤런트와 사랑이 실패한 경험을 이미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알고 있지 않은가. 그런 상태에서 그를 대상자로 선정했다는 데에서는 제작진의 기본 양식에 의구심이 들 정도다.

또한 얼마전 SBS '임백천의 원더풀투나잇' 의 한 코너였던 <김종석 대학가다> 의 형식을 그대로 본딴 것 아닌가라는 생각도 할 수 있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 는 문화방송의 간판 오락프로그램이다. 1981년부터 방영되었던 <일요일 밤의 대행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이어지면서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나름대로 참신한 아이디어와 연출로 오락프로그램으로서의 재미를 더해주었고 <양심냉장고>, <이경규가 간다> 와 같은 훈훈한 코너 등을 통해 유익한 오락프로그램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자기네들 필요할 때만 공영방송 운운하지 말고 진정 시청자들 생각도 좀 해주길 바란다. 아이디어가 없어서 그렇다면 차라리 몇달이라도 잠시 프로그램을 쉬는 게 어떤가!!

<2000-02-22 12:06 오마이뉴스에 쓴 글>
Posted by 강정훈닷컴 정훈온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