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야기2008.07.02 01:04

7월 첫날 인터넷 미디어 동네에 참 많은 사건이 있었던 날일 것이다.

하나. 조중동과 다음

조.중.동!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에서 국내 2위 포털인 다음에 뉴스 전송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것도 당장 이번 주말인 7월 4일이나 5일부터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원래 뉴스사와 포털사간의 저작권이나 편집주도권, 콘텐츠 댓가 등의 여러가지 현안이 있긴 하지만 그런 것과는 무관하다. 최근 촛불시위와 관련한 보도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조중동 광고주 불매운동과 관련이 있지 않겠느냐고 추측하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하고 드는 몇가지 생각.

1) 조중동 정말 쪼잔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는 요즘 광고주 불매 운동이 큰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겠지만 동네 양아치들 싸움하는 것도 아니고 기분 나쁘다고 이게 뭔 짓인지. 삐져서 협박하고 있다는 표현 말고 뭘로 설명할 수 있을까?

2) 보통 이런 뉴스 기사 공급은 언론사의 인터넷 자회사. 즉 디지털조선, 조인스닷컴, 동아닷컴을 통해서 이뤄질 것이고 이런 자회사들의 밥벌이 역할을 한다. 다음 정도면 제법 적지 않은 금액을 받고 있었을텐데 이 자회사 직원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기왕 2~3달 저러다가 다시 복구될 거니까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아니면 콘텐츠 비즈니스 차원의 사업적인 판단이 아니라 신문사 본사에서 일방적인 결정으로 자신들의 밥그릇을 위축시켜서 기분 나빠하고 있을까?
이러든 저러든 언론사 자회사/계열사의 비애가 느껴진다.

3) 미디어다음에 조중동 기사가 빠지게 되면 경쟁사인 NHN의 네이버는 좋아할까?
단순하게 생각하면 경쟁사 웹사이트보다 볼게 많아지게 되니까 조중동 기사를 원하는 유저들을 중심으로 네이버에 집중하게 되는 효과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혹시나 인터넷 공간에서 네이버에서도 조중동 기사를 빼라고 요구하면 어떻게 될까?

4) 조중동이 원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디어다음의 트래픽이나 영향력 감소 같은 효과가 나타날까?
조중동이 발행부수나 신문사 규모 기준으로 우리나라 1,2,3위를 하고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인터넷에서 평등화되는 뉴스 콘텐츠에서도 그런지는 확신할 수 없다. 솔직히 인터넷에서는 어떤 뉴스 사이트나 거의 연합뉴스의 비중이 절대적인 비율을 차지한다. 일부 개별 특종이나 신문의 편집, 논설/사설, 만화, 유통망 등에서는 차이가 나지만 속보성이 강조되는 인터넷에서의 뉴스 소비형태의 현실을 감안할 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는 의문이다.

둘. 방송통신심의위와 조중동 광고주 불매운동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조중동 광고주 연락처를 나열한 불매운동 게시물은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심의를 의뢰했는데 일부를 삭제하라고 통보할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판단한 근거는 '기타 범죄 및 법령에 위반되는 위법행위를 조장해 건전한 법질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정보', '기타 정당한 권한없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이런 해석이라면 조중동에 광고를 한 업체와 주요 연락처를 인터넷에 기재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여기에 불매운동을 하자고 하는 글을 포함시키면 위법이고 삭제할 수 있다는 얘기도 될 것이다.

참...인터넷을 너무 몰라도 한참 모른다는 생각밖에 안든다.
그럼 광고 불매운동 하자는 글과 광고주 연락처를 따로 올리면 위법이 아니라는 소린가? 그럼 네티즌들이 모르나? 포털밖에 사이트가 없나. 검색 사이트 좀 두드리면 군소 사이트나 개인 홈페이지, 블로그들도 다 연결되는데 거기 있는 것도 삭제하라고 공문 보낼 것인가?

동네 포장마차에서도 테이블마다 의견이 다른 사람들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 사람들이 모두 논리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뭐가 잘했고, 뭐가 못했고 따지지 않는다. 그냥 좋은 놈과 나쁜 놈으로 표현된다. 그게 여론이고 민심이다. 그걸 닥치라고 하고 입을 막는다고 그 생각까지 달라지지 않는다 얘기다.

셋. 네이버 뉴스 편집

네이버가 초기화면에서 자체적으로 뉴스를 편집해 제공하던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네이버 뉴스에 대해서 편향성 논란도 있기는 했지만 내가 보기에는 네이버가 철저하게 상업적인 판단을 했다고 본다.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편집방향을 제시하고 관철시키기 위해서 노력했다기 보다는 획일적인 균형잣대와 이슈를 의도적으로 회피함으로써 1위의 자신들의 위치를 지키기 위해서 논란을 피해가려고 하다가 또다른 논란을 부른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제는 아예 초기화면에 뉴스 편집을 포기하고 뉴스 종합면을 없앤다고 했다. 그게 어떻게 가능할 것인지는 실제 웹사이트에 반영되는 것을 지켜봐야겠지만 이렇든 저렇든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가진 네이버로써 짊어져야 할 논란이 아닐까 생각한다.

넷. 서명덕 기자

IT쪽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 블로그라는 놈을 찾아가다가 보면 '떡이떡이 서명덕'이라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서명덕 기자의 人터넷 세상(ITViewpoint.com)라는 IT 분야의 가장 유명한 블로그 중 하나를 운영하고 있다. 나도 가장 처음 RSS를 등록한 블로그 중 하나인 듯 싶다. 인터넷 분야에 관련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왕성한 블로그 활동으로 최근 몇년동안 항상 TOP 블로거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일보 기자를 하다가 조선일보로 옮긴 지 얼마 안되었는데 갑자기 어제(6.30) 곧 조선일보를 그만두게 될 것 같다는 글이 올라왔다.

블로고스피어상에서는 최근 촛불시위와 관련한 인터넷 동향 기사와 관련해서 서명덕 기자의 이름으로 올라온 기사와 관련이 있을 것 같다고 추측하고 있지만 정확한 이유와 향후 행보는 아직 확실히 알 수 없다.

어찌되었던 직장을 옮기는 게 그리쉬운 게 아닌데 정확한 배경이 궁금한 게 사실이다. 정말 조선일보의 보수적인 환경과 최근 촛불시위 기사와 관련이 있는 것인지... 요즘 시대에 돈 많이 주는 회사 때려치기가 쉬운게 아니지 않은가.

개인의 판단과 선택을 섣불리 예측하기 힘들지만 정말 그런 이유라면 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Posted by 강정훈닷컴 정훈온달
세상 이야기2007.12.19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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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역시나 였다.

TV와 인터넷을 통해 전해지는 분석들은 모두 노무현 탓이니, 경제가 어쩌니 하는 말들이다.

나는 그 말들에 절대로 동의할 수 없기에 그냥 TV를 꺼버리고 지금 PC앞에서 이 찝찝한 기분의 흔적을 남긴다.

그리고 5년전 오늘을 떠올려 본다.
5년전 오늘 이 시간쯤 나는 여의도로 달려나갔었다. 그리고 기쁨을 함께 했다. 그리고 벗들과 전화를 하며 희망의 세상을 꿈꿨다.

5년이 지나고 오늘 오후 6시, TV 화면에서는 50% 소리가 나오는 지경까지 되었다. 그래도 충분히 예상은 했지만 답답한 마음을 숨길 수가 없다.

이명박의 당선만이 문제가 아니다. 이명박, 이회창을 합치면 65% 가량이 된다. 우리는 다시 2:8의 시대로 가고 있다.

자체 동력이 없었던 정동영, 너무 늦게 뛰어든 문국현, 10년전, 5년전보다 못한 권영길!
모두가 패배자다. 남탓 하지 마라.

그리고 또 하나, 지금 웃고 있을 조중동의 모습에 화가 난다.

노무현의 경제실패가 이번 대선의 패러다임을 지배했다고 분석들 한다.
현상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분석의 옳고 그름은 별개이다.

그것은 거대 수구 기득권과 보수언론이 주도해서 만들어낸 프레임이다. 또 거기에 덩달아 노무현 탓만 했던 진보의 분열, 그 사이에서 기득권을 지향하는 서민들의 착각이 빚어내어 과거로 회귀하는 세상이 놓여진 것이다.

집값이 너무 올랐다고 노무현 탓을 하면서, 이명박이 부동산 경기를 다시 살려주길 바라는 황당한 시츄에이션인 것이다.

오늘 투표하고 집으로 들어오는데 아파트 단지 앞에서 상품권 5장을 내보이며 조선일보를 구독하라던 아저씨와 싸울 뻔 했다. 동네 사람이고 같이 있던 아내가 말려서 말았지만 후회한다.
신고할 걸...

Posted by 강정훈닷컴 정훈온달
미디어 이야기2003.04.05 20:46

오늘자(4.5) 조선일보 사설을 보고 우려를 감출 수 없어 글을 남긴다.

서동구 하나 밀어냈다고 게임 끝난 것 아니다. KBS 노조는 끝까지 책임지고 KBS를 지켜라.

조선일보는 [사설] 'KBS 사장은 公正性지킬 인물을'에서 KBS 사장 선임의 조건에 대하여
"KBS사장은 대통령과 '코드'가 맞다는 식으로 개혁성만 앞세울 게 아니라 전문성과 경륜을 중시"
"다른 것은 몰라도 공정성은 지키겠다는 인물을 뽑아야 할 것"
"방송문화를 이끌 폭넓은 식견을 지닌 인물을 고르려면 대통령 주변이나 노조에 치우치기보다는 추천 범위의 폭을 넓혀야 하며"
라는 토를 달았다.

말은 그럴 듯 하지만 조선일보가 내건 이 조건은 노무현 정권쪽 사람이나 개혁적인 사람으로 선임하지 말고, 한나라당과 보수 기득권 세력의 입맛도 감안해서 뽑으란 소리를 이렇게 돌려 표현한 것 다름 아니다.

이런 KBS 사장 선임이라면 서동구 퇴진 노력을 했던 KBS 노조와 시민단체를 진심을 잘 이해하지 못하며 비판했던 일부 네티즌들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수 있을 수도 있다.

나는 KBS 노조도 조선일보가 말하는 차원의 '중립'적인 사장을 원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런 인사로는 지난 박권상 체제의 반성 차원에서 나오는 KBS 개혁에 대한 기대를 할 수가 없다.

하지만 현재 현실은 그렇게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먼저 보수기득권 세력과 한나라당은 지난 대선 과정을 통해서 조중동만 믿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절감했다. 인터넷 매체는 아직 대안매체의 차원이고 모두 쪼개져 있어서 당장 어쩌기 힘들지만 공중파 방송은 그냥 놔두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한나라당이 언론대책특위라는 것을 만들어서 하고 있는 게 그런 작업 아닌가. 방송법 개정을 통해 방송위를 장악하고 KBS 이사회를 다시 꾸려서 자기 입맛에 맞는 또는 위에 조선일보가 말한 겉으로 보이기에 중립적인 인사를 KBS 사장에 내세우려고 할 것이다. 그러면 그건 KBS 사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방송과 언론 정책에 그대로 이어진다.

노무현 대통령이 우려하는 것이 이런 상황이 아닌가 싶다. KBS 노조와 시민단체 대표들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5월 새롭게 구성될 이사회에서 사장을 선임하자고 요구했다고 하지만 나는 이런 상황이 뻔히 예상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반대한다.

그렇다고 현재의 KBS 이사회가 사장을 선임할 때도 걱정되는 면이 있다. 대통령이 국회 국정연설에서 대놓고 당신과 KBS 이사회를 망신줬는데 사장을 당장 선임할까도 모르겠다. 또 그네들 자존심 때문이라도 노조와 시민단체가 추천한 3인중에 그냥 선임해줄까 하는 의문이 된다. 오히려 조선일보가 말하는 겉으로 보기에 중립적인 사람을 찾으려 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라는 것이다.

이렇든 저렇든 위의 2가지 경우라면 KBS는 개혁이건 뭐건 다 끝장이다. 국민과 시청자들은 또 5년 동안 KBS의 철밥통을 탓하며 실망하고 무시할 것이다.

나는 사실상 KBS 내부의 유일한 개혁 동력인 노조를 서동구씨가 껴안고 출발하지 못했던 것이 아쉽다. 엉뚱하게 박권상 전사장 세력이 밀었다는 소리가 나오게 만든 것은 KBS는 개혁하지 말자는 거였다.

노조도 시청자(단체)들과 네티즌, 시민단체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까지 우군으로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을 인식했으면 한다. 노조도 양보할 건 양보하고 현실로 받아들일 건 받아들여야 한다. 솔직히 그렇게 까지 했으면 대통령도 할만큼 했다. 노무현 아니면 꿈도 못꾸는 상황이다. 파업을 하든 머리를 깍든 그냥 밀고 나갔을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추천했던 3인의 후보중에 이형모씨의 우선순위는 뒤로 밀어놔라. 노조 출신이면 너무 속보이지 않는가. 또 지난 박권상 체제때 부사장하면서 여기저기서 욕도 먹어서 KBS 내부에서 힘을 제대로 받기 힘들다.

내가 결론적으로 지금 하고 싶은 말은 노조가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노조는 서동구 퇴진에 큰 의미를 두고 승리감에 젖어 있을 때가 아니다.

시민단체와 함께 추천한 3인 후보의 사장 선임에 대한 적절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이사회를 설득하던지. 아니면 다른 제 4, 제 5의 후보까지 내놔서 보기를 늘려놓고 빠져나갈 구멍을 막아놓던지. 현재의 상황을 적극적으로 끌고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KBS 이사회에 맡겨놓아서 엉뚱한 사람을 뽑아놓으면 어쩔거냐. 그때까서 또 대통령한테 거부권 행사하라고 할 수도 없지 않는가.

사장 선임에서 그 사장에 대한 KBS를 어떻게 끌고 가는지 지금 노조는 계속 책임져야 한다.

<20030425 서프라이즈에 쓴 글>

Posted by 강정훈닷컴 정훈온달
미디어 이야기2000.01.02 00:00
새천년의 첫날 아침.
신문과 방송 등은 오늘도 어김없이 밀레니엄의 선언과 동시에 각 특집으로 지면과 화면을 가득채운다.
2000년, 그리고 새천년에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에 대해서 나름대로 고민하고 평가한다.
그중 나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신문 3사.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그리고 한겨레신문.

조선일보의 신년호 1면 사고(社告) 제목.
""" '21세기 인터넷강국' 조선일보가 이끕니다."""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가자'지난 세기 조선일보의 정보화 슬로건이었습니다. 새 밀레니엄과 창간 80주년을 맞는 조선일보의 슬로건은 '인터넷 강국이 되자'입니다. 폭풍노도와 같이 밀려오는 정보화물결을 맞아 조선일보는 인터넷을 종이신문과 더불어 미디어의 양 기둥으로 삼아 '인터넷 종합 미디어 그룹'으로 발돋움하고자 합니다. 조선일보는 이런 목표아래 독자들이 어떤 장소에 있든지, 어떤 통신수단을 이용하든지 1등 신문의 최고 뉴스를 제공받도록 24시간 잠들지 않는 뉴스 사령탑을 구축, 본격 가동하고자 합니다.(Anywhere Any Media No. 1 News Service)

그리고 중앙일보.
[2000년대의 중앙일보] 종합 미디어 네트워크 발돋움.
중앙일보는 밀레니엄을 맞아 신문과 방송, 인터넷과 출판이 한데 어우러진 종합 미디어 네트워크로 탈바꿈한다. 이를 위해 중앙일보는 현재의 뉴스룸을 단계적으로 디지털체제로 전환,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심층분석된 뉴스를 신문.방송.인터넷신문에 실시간(real time) 서비스하는 시스템을 갖춘다. 중앙일보 미디어 네트워크는 독자가 아침에 일어나 잠들 때까지 생활의 일부분으로 뗄 수 없는 파트너가 된다.

아... 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우리나라 20세기를 갈기갈기 찢어놓았던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신문으로 모자라 이제 '종합미디어그룹', '미디어네트워크'로 나선단다.
어떤 장소에 있든지, 어떤 통신수단을 이용하든지 조선일보를 봐야하고,
아침에 일어나 잠들 때까지 중앙일보를 생활의 일부분으로 뗄 수 없는 파트너로 삼게 만든다는 소리다.
그럼 이런 조선과 중앙의 신년 선언은 한낱 허상에 불과한 것인가.
아니면 정말 우리에게 다가올 수도 있는 것인가.
불행히도 나는 정말로 현실성이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그 근거는 한겨레신문를 보면 곧 알아차릴 수 있다.

한겨레신문 신년호 별지(21면).
[정보도 복지다] 소득 격차가 인터넷 격차
'21세기는 정보시대'라는 규정에 토를 달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정부와 국민 모두 정보시대의 살 길로 '모든 길은 네트워크로!' '산업화에는 뒤졌지만 정보화에는 앞서가자!'따위의 구호를 외쳐댄다. 한국사회의 정보화는 아주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수치의 상승이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정보시대 사람들을 지구촌과 접속시켜주는 생명선인 컴퓨터·피시통신·인터넷의 이용율을 성·소득·학력별로 나눠 보면, 정보화의 겉모습과 전혀 다른, '양극화'라는 속살이 드러난다. 정보화가 '디지털 (계층)분화'를 가속화하며 정보강자와 정보약자로 새로운 빈부 양극화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정보가 자유롭게 유통되는 정보시대에는 사회적 격차가 줄 것"이라던 미래학자의 낙관이 무색한 현실이다.

그렇다. 정보사회는 그 낙관적 견해에 못지 않게 또다른 계급을 만들어내는 문제점을 나타내고 있다.
그 계급 역시 자본의 힘에 근거한다는 데서 기존 제도권력의 힘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조선과 중앙은 그 기존의 권력을 이용해서 정보사회에서 모든 정보를 독점하려는 야욕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한겨레는 그 문제점을 지적할 뿐이다. 21세기가 되어도 권력이 바뀌지 않을지 모른다는 걱정이 들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20:80의 사회. 20의 편견이 나머지 80을 지배하는 이 사회에서 정보사회는 과연 80이 지배하는 사회로 만들어줄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그 20조차도 많다고 생각하는 조선과 중앙에 지배당할 것인가.

나는 21세기 우리들의 화두를 오늘 만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또다시 언론개혁하라고 목이 터져라 외칠 것인가.
아니면 그들이 세상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80의 힘을 역량을 모을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그 역사적 사명의 한 가운데 서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00-01-02 00:00 오마이뉴스에 쓴 글>
Posted by 강정훈닷컴 정훈온달
미디어 이야기1998.10.01 15:51

조선일보 "광수생각" 다시보기  


강 정 훈

 

"광수생각",,, 작년 이맘때 쯤인가. 군대에서 휴가나왔을 때 '광수생각'얘기를 들었다. 대학가를 중심으로 꽤 인기가 있고..노트 같은 팬시물에도 '광수생각'이 캐릭터로 등장한다고 한다. 그런 얘기를 듣고 조선일보의 '광수생각'을 접했다. 일단 들은 얘기가 긍정적인 쪽이어서 그런지 산뜻한 이미지로 기존의 신문만화에 비해 새로운 면이 있는 것은 분명하기에 긍정적으로 다가왔다. 내용도 그냥 입으로만 전해지는 우리 생활속의 소리들과 잡담들이 메세지화되어 나는 것이 말그대로 신세대적 감각을 느끼게 했다. 더군다나 다른 신문도 아니고 "조선일보"에 '광수생각'같은 만화가 실리는 것에 대해서 놀라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나는 제대를 하게 되고 거의 매일 '광수생각'을 접하게 되었다. (참고로 우리 집은 조선일보와 한겨레신문을 구독함,,) 


그리고 가끔 TV에 나오는 만화가 같지 않은 만화가 박광수씨를 만날 수 있었다. 만화가하면 이현세, 허영만같이 왠지 예술가적 냄새가 풍기는 사람이 생각나게 마련인데 박광수씨는 왠지 그런 쪽과는 좀 다른 분위기의 만화가처럼 다가왔다. 조선일보에서는 창간기념 특대호에 '광수생각'을 특집으로 다루고 그를 띄우려고도 노력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들리는 말에 의하면 실제로 '광수생각'을 보려고 "조선일보"를 보는 사람도 꽤 있다고 한다. 


여기서 나는 '광수생각'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찾을 수 있었다. 다른 신문이 아닌 가장 보수적이고 수구적이라고 하는 "조선일보"에서 왜 '광수생각'에 지면을 할애하고 있을까?

그 답은 결코 상업성이외의 것일 수는 없었다.


"조선일보"는 '광수생각'을 신문을 많이 팔아먹기 위해서 지면에 싣고 있는 것이다. 

자신들의 보수적이고 수구적인 성격이 명확히 규명되면 될수록 우리나라 신문시장의 성격상 독자층이 감소할 것이기에 조선일보는 그들의 색깔을 애써 숨겨가면서 그들의 상업적 이익과 기득권을 잡고 놓지 않으려 하는 것이다.


'인물과 사상'의 강준만 교수가 결코 떳떳하지 못한 자신들의 목소리와 지면을 숨기기위해 가끔 진보진영 인사들의 글을 싣는 '조선일보'에 이용당하면 안된다고 주장하는 내용에 연결되는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광수생각'의 내용 또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신문의 만화는 꼭 시사적인 메시지를 담고있어야 한다는 의견에는 생각을 달리하지만 무엇을 위한다는 목적성. 즉 주제의식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본다. 꼭 무엇을 계몽하고 선동하는 것이 아니라... '광수생각'에는 주제가 없다. 만화 마지막 부분에 '광수생각'이라며 메시지나 결과물을 이끌어내려고 하지만 그것에 주제가 있다면 그것은 허무다. 자주 거론하는 '사랑'이나 '이웃', '나', '주변'등은 말뿐이고 내용에서 보여주는 것은 체념이다. 혹 이 허무가 니체같은 사람의 그것과는 비교는 오래는 하지 말기 바란다. 니체의 허무는 인간의 이상을 향한 의지에서 현실을 비판한 것이지 현실의 외면과는 엄연한 차이가 있다. 솔직히 '광수생각'에는 작가의 한계가 느껴진다.


만화도 엄연한 현실을 나타내는 예술작품이다. 후세의 사람들이 우리 이 시대를 평가할 때 만화도 있다.

'광수생각'은 친숙한 글씨와 그림으로 독자들의 눈을 많이 끌어들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내용은 중학생 수준이상이 되지 못한다. 단지 그것이 거창하지 않기에 부담이 없기에 존재하는 것이다.

나는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광수생각'의 존재를 생각해보았다.


그래도 일정의 장점을 갖고 있기에 '광수생각'이 독자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고 그러면 그 나름대로의 존재의 근거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그것이 "조선일보"와 합작품이라는 데 극복할 수 없는 문제다.


가끔 시내를 나가보면 인기 연예인들이 팬사인회 같은 것을 한다.

자신들의 얼굴알리기를 위해서 그럴 때도 있지만 거의다 어떤 상품이나 회사 등의 홍보를 위해서이다.

그 연예인들은 단지 자신들의 사인만 해준다. 그 상품에 환경유해 물질이 섞여 있는 지 없는 지 전혀 알지 못하고,, 그 회사가 정치인들에게 뇌물을 주고 커온 회사인지 아닌지 전혀 알지 못한다.

그 상품이나 회사의 이미지는 그 연예인에 포장되어 있다.

그 상품이 우량품인지 불량품인지는 자칫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광수생각'이 "조선일보"라는 불량품을 감추고 있는데 이용된다면 그것 자체로 '광수생각'은 대단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광수생각' 또한 그를 이용하여 '광수생각'을 팔아먹고 있다. 

이것이 '광수생각'이 가져다 주는 해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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