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야기2008.07.02 01:04

7월 첫날 인터넷 미디어 동네에 참 많은 사건이 있었던 날일 것이다.

하나. 조중동과 다음

조.중.동!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에서 국내 2위 포털인 다음에 뉴스 전송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것도 당장 이번 주말인 7월 4일이나 5일부터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원래 뉴스사와 포털사간의 저작권이나 편집주도권, 콘텐츠 댓가 등의 여러가지 현안이 있긴 하지만 그런 것과는 무관하다. 최근 촛불시위와 관련한 보도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조중동 광고주 불매운동과 관련이 있지 않겠느냐고 추측하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하고 드는 몇가지 생각.

1) 조중동 정말 쪼잔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는 요즘 광고주 불매 운동이 큰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겠지만 동네 양아치들 싸움하는 것도 아니고 기분 나쁘다고 이게 뭔 짓인지. 삐져서 협박하고 있다는 표현 말고 뭘로 설명할 수 있을까?

2) 보통 이런 뉴스 기사 공급은 언론사의 인터넷 자회사. 즉 디지털조선, 조인스닷컴, 동아닷컴을 통해서 이뤄질 것이고 이런 자회사들의 밥벌이 역할을 한다. 다음 정도면 제법 적지 않은 금액을 받고 있었을텐데 이 자회사 직원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기왕 2~3달 저러다가 다시 복구될 거니까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아니면 콘텐츠 비즈니스 차원의 사업적인 판단이 아니라 신문사 본사에서 일방적인 결정으로 자신들의 밥그릇을 위축시켜서 기분 나빠하고 있을까?
이러든 저러든 언론사 자회사/계열사의 비애가 느껴진다.

3) 미디어다음에 조중동 기사가 빠지게 되면 경쟁사인 NHN의 네이버는 좋아할까?
단순하게 생각하면 경쟁사 웹사이트보다 볼게 많아지게 되니까 조중동 기사를 원하는 유저들을 중심으로 네이버에 집중하게 되는 효과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혹시나 인터넷 공간에서 네이버에서도 조중동 기사를 빼라고 요구하면 어떻게 될까?

4) 조중동이 원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디어다음의 트래픽이나 영향력 감소 같은 효과가 나타날까?
조중동이 발행부수나 신문사 규모 기준으로 우리나라 1,2,3위를 하고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인터넷에서 평등화되는 뉴스 콘텐츠에서도 그런지는 확신할 수 없다. 솔직히 인터넷에서는 어떤 뉴스 사이트나 거의 연합뉴스의 비중이 절대적인 비율을 차지한다. 일부 개별 특종이나 신문의 편집, 논설/사설, 만화, 유통망 등에서는 차이가 나지만 속보성이 강조되는 인터넷에서의 뉴스 소비형태의 현실을 감안할 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는 의문이다.

둘. 방송통신심의위와 조중동 광고주 불매운동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조중동 광고주 연락처를 나열한 불매운동 게시물은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심의를 의뢰했는데 일부를 삭제하라고 통보할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판단한 근거는 '기타 범죄 및 법령에 위반되는 위법행위를 조장해 건전한 법질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정보', '기타 정당한 권한없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이런 해석이라면 조중동에 광고를 한 업체와 주요 연락처를 인터넷에 기재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여기에 불매운동을 하자고 하는 글을 포함시키면 위법이고 삭제할 수 있다는 얘기도 될 것이다.

참...인터넷을 너무 몰라도 한참 모른다는 생각밖에 안든다.
그럼 광고 불매운동 하자는 글과 광고주 연락처를 따로 올리면 위법이 아니라는 소린가? 그럼 네티즌들이 모르나? 포털밖에 사이트가 없나. 검색 사이트 좀 두드리면 군소 사이트나 개인 홈페이지, 블로그들도 다 연결되는데 거기 있는 것도 삭제하라고 공문 보낼 것인가?

동네 포장마차에서도 테이블마다 의견이 다른 사람들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 사람들이 모두 논리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뭐가 잘했고, 뭐가 못했고 따지지 않는다. 그냥 좋은 놈과 나쁜 놈으로 표현된다. 그게 여론이고 민심이다. 그걸 닥치라고 하고 입을 막는다고 그 생각까지 달라지지 않는다 얘기다.

셋. 네이버 뉴스 편집

네이버가 초기화면에서 자체적으로 뉴스를 편집해 제공하던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네이버 뉴스에 대해서 편향성 논란도 있기는 했지만 내가 보기에는 네이버가 철저하게 상업적인 판단을 했다고 본다.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편집방향을 제시하고 관철시키기 위해서 노력했다기 보다는 획일적인 균형잣대와 이슈를 의도적으로 회피함으로써 1위의 자신들의 위치를 지키기 위해서 논란을 피해가려고 하다가 또다른 논란을 부른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제는 아예 초기화면에 뉴스 편집을 포기하고 뉴스 종합면을 없앤다고 했다. 그게 어떻게 가능할 것인지는 실제 웹사이트에 반영되는 것을 지켜봐야겠지만 이렇든 저렇든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가진 네이버로써 짊어져야 할 논란이 아닐까 생각한다.

넷. 서명덕 기자

IT쪽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 블로그라는 놈을 찾아가다가 보면 '떡이떡이 서명덕'이라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서명덕 기자의 人터넷 세상(ITViewpoint.com)라는 IT 분야의 가장 유명한 블로그 중 하나를 운영하고 있다. 나도 가장 처음 RSS를 등록한 블로그 중 하나인 듯 싶다. 인터넷 분야에 관련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왕성한 블로그 활동으로 최근 몇년동안 항상 TOP 블로거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일보 기자를 하다가 조선일보로 옮긴 지 얼마 안되었는데 갑자기 어제(6.30) 곧 조선일보를 그만두게 될 것 같다는 글이 올라왔다.

블로고스피어상에서는 최근 촛불시위와 관련한 인터넷 동향 기사와 관련해서 서명덕 기자의 이름으로 올라온 기사와 관련이 있을 것 같다고 추측하고 있지만 정확한 이유와 향후 행보는 아직 확실히 알 수 없다.

어찌되었던 직장을 옮기는 게 그리쉬운 게 아닌데 정확한 배경이 궁금한 게 사실이다. 정말 조선일보의 보수적인 환경과 최근 촛불시위 기사와 관련이 있는 것인지... 요즘 시대에 돈 많이 주는 회사 때려치기가 쉬운게 아니지 않은가.

개인의 판단과 선택을 섣불리 예측하기 힘들지만 정말 그런 이유라면 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Posted by 강정훈닷컴 정훈온달
미디어 이야기2000.01.02 00:00
새천년의 첫날 아침.
신문과 방송 등은 오늘도 어김없이 밀레니엄의 선언과 동시에 각 특집으로 지면과 화면을 가득채운다.
2000년, 그리고 새천년에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에 대해서 나름대로 고민하고 평가한다.
그중 나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신문 3사.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그리고 한겨레신문.

조선일보의 신년호 1면 사고(社告) 제목.
""" '21세기 인터넷강국' 조선일보가 이끕니다."""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가자'지난 세기 조선일보의 정보화 슬로건이었습니다. 새 밀레니엄과 창간 80주년을 맞는 조선일보의 슬로건은 '인터넷 강국이 되자'입니다. 폭풍노도와 같이 밀려오는 정보화물결을 맞아 조선일보는 인터넷을 종이신문과 더불어 미디어의 양 기둥으로 삼아 '인터넷 종합 미디어 그룹'으로 발돋움하고자 합니다. 조선일보는 이런 목표아래 독자들이 어떤 장소에 있든지, 어떤 통신수단을 이용하든지 1등 신문의 최고 뉴스를 제공받도록 24시간 잠들지 않는 뉴스 사령탑을 구축, 본격 가동하고자 합니다.(Anywhere Any Media No. 1 News Service)

그리고 중앙일보.
[2000년대의 중앙일보] 종합 미디어 네트워크 발돋움.
중앙일보는 밀레니엄을 맞아 신문과 방송, 인터넷과 출판이 한데 어우러진 종합 미디어 네트워크로 탈바꿈한다. 이를 위해 중앙일보는 현재의 뉴스룸을 단계적으로 디지털체제로 전환,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심층분석된 뉴스를 신문.방송.인터넷신문에 실시간(real time) 서비스하는 시스템을 갖춘다. 중앙일보 미디어 네트워크는 독자가 아침에 일어나 잠들 때까지 생활의 일부분으로 뗄 수 없는 파트너가 된다.

아... 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우리나라 20세기를 갈기갈기 찢어놓았던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신문으로 모자라 이제 '종합미디어그룹', '미디어네트워크'로 나선단다.
어떤 장소에 있든지, 어떤 통신수단을 이용하든지 조선일보를 봐야하고,
아침에 일어나 잠들 때까지 중앙일보를 생활의 일부분으로 뗄 수 없는 파트너로 삼게 만든다는 소리다.
그럼 이런 조선과 중앙의 신년 선언은 한낱 허상에 불과한 것인가.
아니면 정말 우리에게 다가올 수도 있는 것인가.
불행히도 나는 정말로 현실성이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그 근거는 한겨레신문를 보면 곧 알아차릴 수 있다.

한겨레신문 신년호 별지(21면).
[정보도 복지다] 소득 격차가 인터넷 격차
'21세기는 정보시대'라는 규정에 토를 달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정부와 국민 모두 정보시대의 살 길로 '모든 길은 네트워크로!' '산업화에는 뒤졌지만 정보화에는 앞서가자!'따위의 구호를 외쳐댄다. 한국사회의 정보화는 아주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수치의 상승이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정보시대 사람들을 지구촌과 접속시켜주는 생명선인 컴퓨터·피시통신·인터넷의 이용율을 성·소득·학력별로 나눠 보면, 정보화의 겉모습과 전혀 다른, '양극화'라는 속살이 드러난다. 정보화가 '디지털 (계층)분화'를 가속화하며 정보강자와 정보약자로 새로운 빈부 양극화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정보가 자유롭게 유통되는 정보시대에는 사회적 격차가 줄 것"이라던 미래학자의 낙관이 무색한 현실이다.

그렇다. 정보사회는 그 낙관적 견해에 못지 않게 또다른 계급을 만들어내는 문제점을 나타내고 있다.
그 계급 역시 자본의 힘에 근거한다는 데서 기존 제도권력의 힘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조선과 중앙은 그 기존의 권력을 이용해서 정보사회에서 모든 정보를 독점하려는 야욕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한겨레는 그 문제점을 지적할 뿐이다. 21세기가 되어도 권력이 바뀌지 않을지 모른다는 걱정이 들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20:80의 사회. 20의 편견이 나머지 80을 지배하는 이 사회에서 정보사회는 과연 80이 지배하는 사회로 만들어줄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그 20조차도 많다고 생각하는 조선과 중앙에 지배당할 것인가.

나는 21세기 우리들의 화두를 오늘 만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또다시 언론개혁하라고 목이 터져라 외칠 것인가.
아니면 그들이 세상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80의 힘을 역량을 모을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그 역사적 사명의 한 가운데 서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00-01-02 00:00 오마이뉴스에 쓴 글>
Posted by 강정훈닷컴 정훈온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