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이야기2012.03.26 15:31

언론사 파업과 직업의 의미

우리 사회는 파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큰 것이 사실이지만 파업을 포함한 노동쟁의는 엄연한 합법적 행위이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일정 절차를 거치면 쟁의를 할 수 있도록 명시되어 있다. 헌법에서도 근로자의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보장하고 있다. 

물론 파업이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는 권리라고 하지만 파업 당사자들에게도 엄청난 고통을 감내하게 만든다. 그 기간 동안 임금을 받지 못해서 그 가정의 평화가 깨지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회사 측은 그 갈등관계에 따라서 온갖 회유와 압박을 하면서 징계를 예고하는 것은 물론이고 가압류와 손해배상소송 청구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MBC, KBS, YTN, 그리고 연합뉴스, 국민일보까지 한꺼번에 많은 언론사들이 파업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MBC는 김재철 사장의 퇴출과 공정방송 복원을 위해서 파업에 돌입한 지 벌써 50일이 넘어섰고, 3월 6일부터는 김인규 사장 퇴직과 공정방송 회복을 위해서 KBS 새노조가 파업에 돌입했다. 이명박 정권 초기 이미 파업 과정에서 6명의 해직자가 발생한 YTN도 배석규 사장 연임 저지를 위해서 파업에 돌입했고, 연합뉴스도 박정찬 사장 취임 이후 불공정 보도, 사내 민주주의 퇴보, 인사 전횡을 겪어왔다면서 연임 저지를 위해서 23년 만에 전면총파업에 돌입한 상태다. 국민일보도 조민제 사장 퇴직과 편집권 독립을 외치면 장기파업 중이다.

이번 언론사 파업은 이명박 정권 말기 언론 정상화를 위해 역량을 결집하는 사회적 의미가 있지만 파업을 하는 당사자 개인들 입장에서의 또 다른 의미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학이 취업준비 학원이 되었다는 얘기가 나온 지 오래되었을 정도로 좋은 회사에 취업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자 목표가 되고 있다. 지금 파업 중인 언론사들은 여느 대기업 못지않게 많은 사람들이 취업하기 희망하는 회사들이고, 특히 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기자와 PD 같은 언론 전문직 종사자들은 사회적 여론을 형성하는 엘리트로써 인정을 받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그들이 많은 고통을 감내하면서 파업을 한다. 왜 일까? 

이번 파업은 여느 기업의 임금협상이나 근로조건과 관련한 단체협상 중의 의견 차이로 벌어지는 쟁의행위가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 기업의 사회적 가치, 특히 언론의 사회적 역할의 관점에서 중요하게 바라봐야 한다. 모두 공영방송이거나 공정보도가 중요한 보도전문채널에서 모두 정권에 의한 낙하산 사장 퇴진과 공정방송 회복, 편집권 독립을 요구하고 있다.

언론노조는 이번 파업의 출발점을 낙하산 사장의 임명 이후 계속된 왜곡·편파 보도에 대한 구성원의 굴욕감과 분노라고 표현했다. 

한미FTA, 4대강, BBK,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논란, 조중동 족벌언론의 종합편성채널 승인, 각종 선거 등 사회적으로 이슈화되는 사안마다 사회적 공기로써 여론 조성을 하는 중차대한 역할을 가지고 있는 언론이 그 사회적 역할을 방기하고 정권의 이해관계에 따른 인사와 보도통제를 통해서 관제·어용매체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언론은 사회를 감시하는 파수견 역할을 한다. 정치 권력, 자본 권력의 힘에 억눌려 제대로 된 감시를 하지 못하고 이해관계에 따라서 그 역할을 왜곡시킬 때 언론의 사회적 역할은 포기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기자, PD 같은 전문직으로써의 언론인이 아니라 그냥 방송사, 신문사에 다니는 직장인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언론사에 다닌다고 언론인이 아니다.

직업을 가지고 취업을 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개개인에게 일할 기회를 제공하고 노동의 대가로 임금을 받아서 본인과 가족의 경제생활을 영위하게 해주는 경제적 측면 이외에도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써 분담된 기능을 수행하며, 자아실현의 장으로써의 기능도 있다.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낙하산 사장들은 개인의 경제적인 직업의 가치로 겁박하여 사회 구성원으로써의 떳떳한 직업의 의미, 자아실현의 장으로써의 직업의 의미를 왜곡·편파 보도와 편성으로 왜곡시켜 왔다. 이를 더 이상 못 참고 항거하기 위해서 나선 것이 이번 파업의 의미이다.

이런 직업의 의미에 대한 성찰은 꼭 언론사 종사자에 국한되어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어느 회사라도, 또 사람들이 모여 있는 어느 조직에서라도 이해관계는 상출될 수 있고 그에 따른 판단을 할 지렛대 위에 놓이게 된다. 그때 어떠한 판단을 할 것인가? 꼭 언론인이 아니더라도 여느 누구라도 그 주어질 수 있는 질문이다.

(※ 위 글은 '단대신문'(단국대신문) 2012년 3월 20일자에 기고된 글입니다.)


Posted by 강정훈닷컴 정훈온달
세상 이야기2008.06.17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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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성당 뒷뜰에 가면 성모상 앞에 촛불 수십개가 가지런히 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촛불에는 연인들의 사랑의 징표도 있고, 시험을 앞둔 수험생 부모님들을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이 크고 작은 소망과 기원을 담겨져 있다.
그런 소망과 기원의 의미를 담은 촛불을 들고 수만 수십만의 사람들이 광장으로 그리고 거리로 나섰다.
광우병, 쇠고기, 이명박 정권 등에 대한 마음을 촛불에 담아서 모여 거대한 용광로를 이룬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본다.
사람들은 정말 이명박, 이명박 정권이 이렇게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을까?
이명박은 원래 저런 사람 아닌가?
이명박 정권과 그를 둘러싼 세력은 원래 친미사대주의적이고,
많은 서민들보다는 소수의 기득권을 위한 세력들 아닌가?
그래! 좋다. 속았다고 치자.
너무나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수구보수 언론의 프레임에 많은 사람들이 속았다고 치자.

이번에는 촛불이 방송사 앞으로 모인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본다.
그들은 왜 촛불을 들고 그곳으로 갔는지 알고 있을까?
그들은 촛불의 보호를 받을 자격이 있을까?
뉴라이트 노조라서 문제라고?
그럼 그들은 왜 뉴라이트를 뽑았을까?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나?
중간에 다른 핑계를 댈 것이 별로 없어 보인다.

공영방송? 사장? 기득권? 밥그릇?
그들이 촛불에 보호받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수많은 촛불들이 생각하는 그것과 같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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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이야기2007.08.30 23:56
제 7회 국제방송영상견본시(Broadcast Worldwide 2007: BCWW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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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초대권을 얻어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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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코엑스에서 하는 이런 행사에 가보면 우리 전시, 박람회도 많이 발전된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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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하면서 촬영까지 해서 출입증이 만들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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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할때는 화면으로 찍히기 까지 한다.
은근슬쩍 들어가는 시대도 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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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KBS 부스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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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건 MBC 부스
부스 안에 '커피프린스 1호점'이라는 커피숍을 진짜처럼 이쁘게 만들어서 원두커피를 나눠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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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날 주로 컨퍼런스를 들었다

Posted by 강정훈닷컴 정훈온달
인터넷 이야기2007.08.01 11:27

커피프린스 1호점, 무한도전, 황금어장 등 MBC 인기 프로그램이 인터넷TV로 방영된다.

곰TV(www.gomtv.com)는 iMBC와 계약을 맺고 MBC 인기 드라마와 예능 콘텐츠 서비스를 2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공중파의 정규 프로그램이 인터넷TV에서 방송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용자들은 <커피프린스 1호점>, <개와 늑대의 시간>, <9회 말 투 아웃> 등 현재 방영 중인 인기 드라마와 <무한도전>, <일요일 일요일 밤에> <개그야>, <황금어장>, <놀러와>, <김치치즈스마일> 등 MBC의 대표 예능프로그램을 곰TV에서 만날 수 있게 된다. 지난 방송은 언제든지 다시 볼 수 있으며 최신 방영분은 정규 방송 24시간 이후부터 곰TV에서 이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주몽>, <하얀거탑>, <메리 대구 공방전> 등 다시 보기 이용자가 많은 종영 프로그램도 서비스 목록에 포함된다.

이용료는 방송사 다시보기 사이트와 같은 편당 오백원(일반화질), 천원(고화질)이며, 매월 10편 분량의 드라마, 예능프로그램의 무료 시청 서비스도 제공한다.

곰TV와 iMBC의 이와 같은 제휴는 공중파 방송 프로그램이 처음으로 인터넷TV로 진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 동안 공중파 방송은 자체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만 다시 보기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곰TV는 영화, 다큐멘터리, 스포츠중계, 애니메이션 등에 이어 가장 인기가 높은 장르인 드라마까지 추가하며 콘텐츠 라인업이 더욱 탄탄해졌다. 또한 CJ미디어, MBC게임 등 케이블 방송 프로그램에 이어 공중파 방송 콘텐츠와도 손잡음으로써 인터넷TV로서의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하게 되었다.

곰TV 영화사업부 김영화 부장은 “하루 150만 명이 사용하는 곰TV는 PC세대를 대표하는 동영상 플랫폼”이라며 “향후 방송, 영화 등 기존 콘텐츠의 영향력을 더욱 넓혀주는 온라인 판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텍 보도자료]

Posted by 강정훈닷컴 정훈온달
인터넷 이야기2007.07.31 15:01

장재현 | 2007.07.06 | LG경제연구원 주간경제 944호

UCC에 대비되는 RMC의 등장으로 온라인 동영상 콘텐츠 시장이 양분될 것으로 예상된다.  
 
RMC란 Ready Made Content의 약자로 전문가들이 제작한 온라인 콘텐츠를 말한다. 여기서 전문가들이란 주로 방송사나 영화사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들이 제작한 드라마, 영화 등의 콘텐츠가 온라인에 업로드된 것이 바로 RMC다. 그런데 RMC는 콘텐츠 제작 주체가 누구인가에 따라 정의되는 것이지, 업로드의 주체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즉 일반 이용자들이 업로드한 콘텐츠라도 드라마의 일부 장면과 같이 전문가들이 제작한 콘텐츠는  UCC(User Created Content)가 아니라 RMC인 것이다. 
 
UCC의 한계로 인해 등장한 RMC
 
RMC라는 용어가 등장하게 된 이유는 UCC가 갖는 한계 때문이다. 먼저 UCC의 가장 큰 한계는 저작권과 관련한 것이다. 현재 UCC로 알려진 콘텐츠의 95%가 사실은 기존의 방송이나 영화의 일부를 업로드한 RMC로, 실제 이용자가 창조한(Create) UCC는 극히 드물다. 이렇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저작권과 관련한 소송이 발생하기도 한다. 얼마전 구글에 인수된 유튜브의 경우 미국의 대형 미디어 그룹인 비아콤으로부터 10억 달러 규모의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스포츠업계 또한 저작권 문제로 유튜브를 압박하고 있다. 프랑스 테니스 연맹, 프랑스 프로축구리그, 영국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유튜브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으며, 독일축구 분데스리가도 유튜브에 대한 소송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렇듯 이용자들이 단순히 업로드한 기존 콘텐츠와 이용자들이 손수 제작한 콘텐츠를 구별하기 위해서 RMC라는 용어가 이용되고 있다. 
 
UCC의 또 다른 한계는 바로 비전문성이다. 전문가들이 제작하지 않기 때문에 제작 편수도 적을 뿐 아니라 완성도와 신뢰도의 보장도 힘들다. 실제로 온라인 시장조사기관 엠브레인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UCC의 단점으로 콘텐츠의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지적한 사람이 37%, 콘텐츠의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답한 사람이 31%인 것으로 나타났다. 
 
RMC를 활용하기 시작한 미디어업자들
 
이러한 UCC의 한계 속에 주목받기 시작한 RMC를 최근 미디어 사업자들이 적극 끌어안기 시작했다. 미디어 사업자들의 RMC 활용으로 UCC의 저작권 및 비전문성 한계가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미디어 사업자들의 RMC 활용은 UCC와는 다른 파급효과를 양산할 것으로 기대된다. UCC나 일반인들이 업로드한 RMC의 경우 재미와 정보를 주는 콘텐츠에 초점이 맞춰지는 반면, 미디어 사업자들이 주도하는 RMC는 재미와 정보의 제공을 기본으로 하되 기존 미디어의 강화를 위한 보완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지상파 방송 3사의 경우 네티즌들이 자사의 방송콘텐츠를 직접 편집할 수 있는 ‘내콘(KBS)’, ‘드라마펀(MBC)’, ‘넷TV(SBS)’ 등의 서비스를 제공 중에 있다. 미국의 경우 국내 사업자들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방송사인 CBS의 경우 AOL, MSN, Joost 등과 계약을 맺고 자사의 프로그램을 이들 웹사이트를 통해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NBC 유니버셜과 뉴스코퍼레이션도 조인트벤처를 설립하여 AOL, MSN, 야후에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들 콘텐츠의 수익원은 주로 광고에 의존하게 될 것이며, 일부 콘텐츠들은 유료로 제공될 전망이다. 미디어 사업자들의 이러한 RMC 강화 전략은 온라인 매출 증대보다는 기존 미디어 상의 작품과의 시너지를 통해 시청자 증대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RMC가 UCC의 한계를 극복한다고 해서 UCC 시장이 급격히 축소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 관점에서 직접 제작한 UCC와 미디어사업자들의 필요에 의해 제작되는 RMC가 서로 다른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끝>

Posted by 강정훈닷컴 정훈온달
미디어 이야기2002.02.03 14:03

지난 1월 26일 방송된 MBC 오락프로그램 '느낌표!'의 '이경규의 다큐멘터리 보고서'에서 3개월만에 양재천에 살고있는 야생너구리를 포획하는 장면을 방송되었습니다. 그런데 최초 포획할 때 카메라가 이 장면을 놓쳐서 직후에 제작진이 연출하여 재촬영한 장면을 방영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결국 방송 당시 외국 촬영중이었던 담당CP 김영희PD가 귀국해서 이 사항을 알고 30일 MBC의 '섹션TV 연예통신'의 첫 소식으로 직접 대강의 사정 설명과 사과를 했고 '느낌표' 다음 주 방송인 2월 2일 방영분에서도 전후 사정을 설명하고 사과를 했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제작진의 잘못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락프로그램이지만 공영성을 기치로 내걸고 다큐적 기법을 도입한 프로그램에서 결국 연출의 한계를 벗어내지 못했고, 더구나 그 연출 상황을 알리지 않고 실제 당시 포획 화면인 것처럼 인식하게 만든 것은 결과적으로 시청자를 속인 셈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3개월동안 너구리를 잡기 위해서 방송하고 포획조까지 투입했는데 정작 너구리를 잡을 때 카메라에 담지 못해서 그 잡는 모습을 연출했다는 데까지는 방송의 특성으로 이해될 수 있는 상황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방송 당시 그 사실을 숨긴 점은 제작진의 안이한 방송관에서 기인한 것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가 정작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되는 부분은 그 다음 나타나는 다른 매체들의 반응입니다.

- "MBC「느낌표!」'양심선언' 방송가 화제"였습니다.(1/31, 연합뉴스 최승현 기자)
- "야생너구리 잡는 장면, 일부 연출" 느낌표 양심선언 (2/1, 경향신문 허유신 기자)

이 두 기사는 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담당CP가 스스로 자사 연예정보 프로그램을 통해서 공개적으로 사과를 한 것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제작진의 반성과 다짐을 전하는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다른 신문사의 보도들은 그런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 MBC 너구리 생포장면 실제아닌 '연출' (2/1, 조선일보 한현우 사원)
- "너구리 생포장면 시청자 속였다" (2/2, 조선일보 한현우 사원)
- '망신표'된 '느낌표' (2/2, 한국일보 배국남 기자)
"...장시간 인적ㆍ물적 자원을 들여 체계적인 촬영작업을 벌여야 하는 다큐멘터리를 무리하게 오락 프로그램 코너로 끌어들인 것부터가 문제였다... 전문가가 아닌 개그맨에 불과한 이경규가 동물과 자연에 대한 총체적 이해없이 단순하게 시청자를 웃기려고만 해 다큐의 본질을 왜곡시키고 있는..."

- [사설] MBC의 파렴치한 조작 방영 (2/2, 동아일보 사설)
"...최근 MBC는 시청률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뒤져 왔다. 이 같은 경쟁의 와중에서 이번과 같은 무리수를 범했는지 모르지만 더 큰 문제는 기본적으로 방송이라는 사회적 공기로서 도덕성과 공공성을 저버렸다는 데 있다. 겉으로 공익성을 강조하면서도 이렇듯 시청자를 우롱한 것에 대해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것이 방송사 분위기라니 재발의 가능성은 상존해 있는 것이다..."

- "MBC‘다큐조작’ 명백한 시청자 기만" (2/2, 동아일보 이승헌 기자)
"...시청자들은 이처럼 연출된 다큐성 프로그램의 방영이 MBC 고위층의 사전 내락을 얻은 것인지 아니면 일선 제작진의 일방적 판단에 의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명쾌한 해명을 촉구하고 있다..."

물론 저도 앞서도 말했듯이 이번 사안은 공영방송, 오락프로그램, 다큐멘터리 등과 맞물려 논란을 일으킬만한 사안이고 제작진이 연출 사실을 밝히지 않은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동아일보의 사설과 일부 신문의 보도태도를 보면서 이건 심하고 왜곡되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해당 프로그램이 아닌 다른 프로에, 그것도 심야시간대에 사과방송을 내보낸 것은 당당하지 못한 자세다."(동아일보 사설中)

이 말은 방송에 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 비난을 위해 썼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문제가 된 방송은 1월 26일 방영되었고 그 다음 방송은 일주일후인 2월 2일, 사과방송은 1월 30일 했으며 그때 '자세한 내용은 2월 2일 방송때 다시 사과드리겠다'고 한 바 있습니다. 그 다음 방송일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해당 프로그램이 아닌 다른 프로그램에 사과했다는 것을 비판한 것은 말이 안 됩니다.

또한 심야시간대를 지적했지만 방송 성격상 오락프로그램임을 감안하거나 시청률을 감안할 때 연예정보프로그램인 '섹션TV 연예통신'에 사과방송한 것을 비난할 바는 아니라고 보여집니다.

방송과 관련한 신문보도를 스크랩하고 있는 저는 다시 '느낌표!'가 시작된 이후 언론의 보도를 훑어봤습니다. 보도의 수는 별로 없었지만 대강 4가지로 경향으로 나눠볼 수 있었습니다.

1) MBC가 새로운 공익성 오락프로그램을 시도한다. (11월 10일 방송 시작전후)
2) 스타들의 말장난과 선정성 등 오락 프로그램의 고질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한 경실련 미디어워치의 보고서 소개 (조선, 연합, 한겨레, 중앙)
3) 방송의 책 관련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출판계가 활력을 찾으면서, 공공매체로서 방송의 영향력에 새삼 눈길이 쏠리고 있다. (한겨레, 중앙, 국민)
4) 특정 소설 읽기를 강요하고 책을 개그 소재로 전락시킨다 (조선)

1)은 방송 시작 시기, 2)는 경실련의 보고서를 참조로 했으니 그렇다고 치고 저는 3)과 4)의 대립적인 시각에 주목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1월 15일자 조선일보 "오락PD와 개그맨들이 이젠 '문학 권력'까지 손에 쥐려 하나."(한현우 사원)라는 첫마디로 시작하는 보도를 보면서 이 '느낌표!'라는 프로그램을 보는 일부 신문의 태도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문학권력'이라고 표현한 것은 결국 문학계의 영향력, 즉 책의 광고효과를 말하는 것이겠죠. 사실 그동안 이 권력은 신문사들의 독점이었습니다. 책의 매체적 특성과 가장 유사한 대중매체인 신문에서 신춘문예와 문학 섹션, 광고등으로 문학권력의 핵심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작년부터 영상매체인 방송에서 이런 매체적 특성을 극복하며 책 관련 프로그램을 비중있게 다루면서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실제로 '느낌표!'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에서 소개한 '괭이부리말 아이들''봉순이 언니'는 베스트셀러로 판매순위 1, 2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대중적 영향력이 큰 오락프로그램에서까지 책을 소개하고, 소개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현실이 있는 것입니다.

자기들(신문사)이 가지고 있었던 문학권력을 방송에 빼앗기고 있는 시점에 이번 너구리 사건이 생긴 것입니다.

이'느낌표!'는
- 주위 어르신의 진솔한 얘기를 들어본다는 '경림이의 길거리 특강'
- 좋은 책 한 권을 선정해서 한 달 동안 모든 국민이 읽어보자는 독서 캠페인적인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 환경문제를 대표해 도심속 야생동물을 찾아나서는 '다큐멘터리 이경규 보고서',
- 아침밥을 못먹는 학생에게 밥을 주며 청소년들의 밥 먹을 권리마저 빼앗는 기성세대의 잘못을 꼬집는 '신동엽의 하자! 하자!',
등으로 구성된 오락프로그램이면서 공익적인 요소를 결합하고자 노력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사회적인 문제를 내용적인 기본으로 하고, 입담있는 개그맨이 진행하면서 오락적인 요소를 가미하고, 전문가들이 뒷받침을 하는 형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 선정 '이 달의 좋은방송'과 12월에는 방송위원회 선정 '이 달의 좋은 프로그램'에 선정되며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긍정적인 면에는 그리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서 문학권력 운운하며 비판하던 일부 신문이 이번 '너구리 연출'을 기회로 삼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는 것이죠. 이번 사건과 관련한 제작진의 잘못을 두둔할 생각은 없으나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신문들은 시청률에 빠져 있는 현실이 이번 사건을 만들었다고 했지만 그게 사실이더라도 상대적으로 보면 신나게 연예인들과 폭력, 선정적인 화면으로 가득 채우다가 끝에 청소년 문제 운운하면서 한마디 덧붙이고 면피하려는 일부 다른 오락프로그램과는 질적으로 다른 프로그램이 '느낌표!'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한마디만 덧붙이자면 최근 일부 신문들의 MBC 몰아세우기는 심하다 싶을 정도입니다. 작년 신문개혁 정국에서 미디어비평 신설, 100분토론, 뉴스에서 신문개혁을 다루며 사회적 의제로 공론화시키는데 큰 영향을 미쳤던 MBC에 대해서 일부 신문은 MBC프로그램들에 대해서 칭찬하는 것을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 신문들이 내세우는 평가 기준은 거의 시청률 뿐입니다. 인용되는 방송전문가와 시청자단체들도 각 신문사별로 편향성이 있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방송사가 시청률 경쟁에 빠져 있다는 지적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시청률을 잣대로 내미는 신문의 방송관련 보도는 충분히 걸러서 읽어야 할 것입니다.
 
<2002-02-03 14:03 오마이뉴스에 쓴 글>

Posted by 강정훈닷컴 정훈온달
미디어 이야기2000.03.09 15:17
'순수'를 가장한 시청률 높이기 작전 

요즘 들어서 TV의 오락프로그램에 아기나 어린이들이 자주 보인다.

인기가 곤두박질치던 <일요일 일요일 밤에>를 살려준 게 'GOD의 육아일기'고, 불분명한 색깔로 비판을 받던 <전파견문록>이 들고 나온 카드도 아이들의 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본다며 아이들과 퀴즈대결을 벌이는 '퀴즈 순수의 시대'와 '행복의 나라', '퀴즈 회전목마'다. 그리고 다른 시트콤에서도 어린이는 감초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다. 오락프로그램 그것도 주말 저녁시간대에 왜 아기나 어린이들이 자주 나올까? 아기가 TV를 볼 일도 만무하고 그 시간대의 프로그램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프로그램 제작자들이 겉으로 내걸고 있는 이유는 어린이의 순진함을 사회에 전파시키기 위해서라고 한다. 하지만 그 대답은 그 프로그램에서 아기와 어린이가 어떻게 비춰지는 지를 보면 드러난다.

아기나 어린이에 대한 어른들의 태도는 따뜻하며 악의를 품는 사람이 없다. 가정의 행복을 중시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어린이는 행복의 상징이고 고달픈 직장 생활의 현대인들에게 아기는 순수와 편안함의 상징이다. 아기나 어린이는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지 않다.

그런데 저질이라며 비판받고 인기도 떨어지던 일부 오락 프로그램들이 그 아기와 어린이를 웃음의 소재로 이용하고 있다. 그 프로그램 속에서 아기와 어린이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전제가 된다. 어른과 비교되어지면서 가끔 어른들에 버금가거나 뛰어난 능력을 보이면 그는 칭찬의 대상이 아니라 웃음거리가 된다. 그것은 분명 천진무구함이나 순수와는 차이가 있다. 물론 그 웃음이 비웃음은 아니지만 그 속에서 아기와 어린이는 한 인간이 아니다. 동물원의 철조망에 갖힌 행동 하나하나가 웃음거리가 되는 원숭이와 무엇이 다른가.

광고이론에 '3B'라는 게 있다. 미녀(beauty), 아기(baby), 귀여운 동물(beast)을 가리키는 말로, 이 3가지 요소를 이용한 광고는 주목률이나 열독률이 높기 때문에 광고를 만들 때 3B를 고려하면 실패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제는 광고 뿐만 아니라 TV에서도 그 이론이 적용되고 있다.

오락프로그램의 아기와 어린이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 아기와 어린이는 천진무구한 순수함를 전달하는 게 아니라 순수를 앞세운 시청률 높이기 작전의 웃음거리로 전락하는 모습이다.

<2000-03-09 15:17 오마이뉴스에 쓴 글>
Posted by 강정훈닷컴 정훈온달
미디어 이야기2000.02.22 12:06
<일요일 일요일 밤에> (MBC 매주 일요일 저녁 6:50∼8:00) 연출 : 은경표/김현철/김구산/전진수

문화방송(MBC)의 간판 오락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 에는 얼마전부터 <변우민, 안문숙의 결혼 대작전> 이라는 코너가 생겼다. 노총각, 노처녀 탤런트인 변우민, 안문숙이 결혼 상대자를 찾는 과정을 다큐멘터리처럼 만들어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영화 「트루먼쇼」가 보여주는 '미디어에 의해 감시되고 통제된 인간' 의 모습을 연상하게 만든다. 이는 단지 결혼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생활을 상품화하겠다는 의도라고 밖에 볼 수 없다. 한 사람의 '결혼' 이라는 일상을 그대로 보여주겠다는 것은 미디어가 인간을 감시하며 상품화하는 미래 사회에 대한 우려를 매주 일요일 저녁 시간에 TV앞에서 현실로 만드는 것이다.

결혼 상대자를 찾아다니는 과정을 보면서 나는 웃어야만 하는가. 결혼 상대자를 찾는 모습이 우스운 일인지 곰곰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 상황이 우스워서가 아니라 오락프로그램이니까 모든 게 웃음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름에 연예인들이 번지점프를 하고 소방훈련을 하면서 공포에 떠는 모습에 강제로 웃을 수밖에 없었던 것도 마찬가지다. 일상의 사실적 모습을 오락프로그램을 통해 웃음거리로 만드는 행태는 시청률을 위한 '인간 상품화' 의 극단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탤런트 변우민의 경우 모 여자 탤런트와 사랑이 실패한 경험을 이미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알고 있지 않은가. 그런 상태에서 그를 대상자로 선정했다는 데에서는 제작진의 기본 양식에 의구심이 들 정도다.

또한 얼마전 SBS '임백천의 원더풀투나잇' 의 한 코너였던 <김종석 대학가다> 의 형식을 그대로 본딴 것 아닌가라는 생각도 할 수 있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 는 문화방송의 간판 오락프로그램이다. 1981년부터 방영되었던 <일요일 밤의 대행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이어지면서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나름대로 참신한 아이디어와 연출로 오락프로그램으로서의 재미를 더해주었고 <양심냉장고>, <이경규가 간다> 와 같은 훈훈한 코너 등을 통해 유익한 오락프로그램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자기네들 필요할 때만 공영방송 운운하지 말고 진정 시청자들 생각도 좀 해주길 바란다. 아이디어가 없어서 그렇다면 차라리 몇달이라도 잠시 프로그램을 쉬는 게 어떤가!!

<2000-02-22 12:06 오마이뉴스에 쓴 글>
Posted by 강정훈닷컴 정훈온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