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이야기2008.04.18 10:12

우여곡절 끝에 많은 사람들이 기대와 우려를 보낸 방송통신위원회가 출범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소위 말하는 전문가들과 업계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보내고 있다. 일반 시민들 입장에서는 행정기구가 개편되었고 그 조직과 인사를 둘러싸고 논란이 있었다는 정도로 다가온다.

하지만 조금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면 방송통신위원회는 일반 시민들의 생활에 너무나도 밀접한 영향을 끼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나도 단순하고 기본적인 2가지 부탁을 드리고 싶다.

방송의 사회적 영향력은 강력하다. 웬만한 드라마 시청률인 20%의 의미는 5천 만명 인구중에 1천 만명이 한 순간 한 화면을 보고 있다는 얘기다. PD, 기자, 작가, 아나운서의 생각과 말이 1천 만 이상의 대중들에게 실시간으로 전파된다. 가족들은 TV를 보면서 식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다음날 학교와 회사에서도 주요 대화거리는 TV에서 본 내용들이다. 문화와 여론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통신 또한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가정에 TV와 함께 초고속인터넷, 유선전화가 설치되어 있고 휴대폰은 보급률이 84%라고 할 정도로 생활 필수품이 되어 있다. 가계의 평균 통신비 지출 비율이 5%가 넘는다는 통계도 있다. 생활 양식과 산업적으로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증명이다.

이처럼 방송통신위원회는 남녀노소, 지역과 계층의 차이 없이 모두에게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방송과 통신을 통합하여 정책을 세우고 규제하는 기구인 것이다. 그러기에 업계나 특정의 정파적 이해관계보다는 시민과 수용자 입장에서 중심을 잡아주길 바라는 것이 나의 단순하고 기본적인 첫번째 부탁이다.

두번째 부탁은 일방과 독점이 아닌 진정한 융합의 가치를 구현해달라는 것이다.

TV는 지상파 뿐만 아니라 케이블, 위성 등 수 십개 채널로 가득차 있다. 그것도 모자라서 인터넷으로는 영화와 드라마를 다시보고, 외출했을 때도 휴대폰으로 뉴스와 스포츠 중계를 본다. 또 이제는 IPTV라는 게 나와서 TV를 보면서 인터넷도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정말 끝이 없고 무궁무진한 미디어 세상에 살고 있다. 이런 시대에 방송과 통신을 구분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 미디어 콘텐츠와 그것을 담아서 이용할 수 있는 기기만이 있을 뿐이다.

그런 가운데 각자의 업계 생존논리를 주장하면서 변화하는 미디어와 기술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었다. 그것을 특정 업계가 아닌 시민, 수용자, 우리 모두의 입장으로 융합하여 바른 길을 제시하라는 게 방송통신위원회를 만든 이유일 것이다.

미디어스
방송통신위원회는 그 기본적이고 단순한 논리를 이행하면 된다. 일방의 가치에 치우거나 특정 회사, 특정 업계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콘텐츠와 미디어, 기술의 발전과 함께 많은 사람들의 생활에 도움이 되는 진정한 융합이 구현될 수 있도록 정책을 펴달라는 부탁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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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이야기2008.01.28 15:59

통신사들의 콘텐츠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올해부터 IPTV 서비스가 본격화될 전망에다 WCDMA 서비스 보급이 확대되면서 이통업계 모두 차별화된 콘텐츠 확보가 더욱 절실해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통신업계는 무엇보다 미디어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미 할 만한 서비스는 모두 해본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콘텐츠는 동영상 밖에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G에서 3G로 옮겨가면서 데이터 전송속도가 대폭 향상돼 동영상 중심의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는 것도 미디어 콘텐츠 경쟁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SK텔레콤 28일 소니 계열인 콜럼비아(Columbia) 및 트라이스타(Tristar) 영화사의 최신 영화와 TV 시리즈물을 휴대전화를 통해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소니픽처스텔레비전인터내셔널(SPTI)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HBO의 인기 드라마는 물론, 스파이더맨 3 등 헐리우드 유명 영화와 인기 TV시리즈물 등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 확보가 가능해졌다.

누가 조그만 휴대전화 화면으로 영화를 보겠느냐는 회의적인 전망도 제기되고 있지만 SK텔레콤은 미래 수요를 준비한다는 측면에서 이번 서비스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KTF는 KT 자회사인 사이더스 FNH에 참여해 영화 제작 등에도 참여하고 있으며 기존 2G에서 핌(Fimm)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제공하던 실시간방송·VOD서비스를 3G 쇼에서는 쇼 비디오(SHOW Video)로 제공하고 있다.
 
쇼 비디오는 지상파 뿐 아니라 38개 케이블 채널을 실시간 방송하고 있으며 최근 개편을 통해 EPG(전자프로그램안내)를 도입해 원하는 프로그램을 바로 보고 예약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KTF는 메가TV와 공동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KT와 협력을 강화하는데도 주력할 계획이다.

LG텔레콤 역시 현재 드라마를 중심으로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며 영화 콘텐츠 등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통해 미디어 콘텐츠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이동통신 업계가 영화, 드라마 등 기존에 다소 취약했던 미디어 분야에 대한 서비스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지금 당장의 성과보다는 향후 텍스트·이미지 중심에서 동영상 중심으로 재편될 콘텐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특히, KT+KTF, SK텔레콤+하나로텔레콤, LG 통신 3사 등 통신그룹의 경쟁이 유선과 무선 융합을 통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차별화된 동영상 콘텐츠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이통시장에서 콘텐츠 경쟁의 우열을 가늠할 기준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지금 당장의 폭발적 수요를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동영상 콘텐츠 이용률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라며 “2G에서 3G로 옮겨가면서 망 속도가 빨라지게 된 만큼 소비자들도 휴대폰으로 동영상 콘텐츠를 활용하는데 익숙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동통신업계는 휴대폰 화면이 작은 만큼 UI(유저 인터페이스) 개선 등은 선결돼야 할 과제로 꼽았다

[디지털데일리 2008.01.28] <채수웅 기자 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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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2007.12.19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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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역시나 였다.

TV와 인터넷을 통해 전해지는 분석들은 모두 노무현 탓이니, 경제가 어쩌니 하는 말들이다.

나는 그 말들에 절대로 동의할 수 없기에 그냥 TV를 꺼버리고 지금 PC앞에서 이 찝찝한 기분의 흔적을 남긴다.

그리고 5년전 오늘을 떠올려 본다.
5년전 오늘 이 시간쯤 나는 여의도로 달려나갔었다. 그리고 기쁨을 함께 했다. 그리고 벗들과 전화를 하며 희망의 세상을 꿈꿨다.

5년이 지나고 오늘 오후 6시, TV 화면에서는 50% 소리가 나오는 지경까지 되었다. 그래도 충분히 예상은 했지만 답답한 마음을 숨길 수가 없다.

이명박의 당선만이 문제가 아니다. 이명박, 이회창을 합치면 65% 가량이 된다. 우리는 다시 2:8의 시대로 가고 있다.

자체 동력이 없었던 정동영, 너무 늦게 뛰어든 문국현, 10년전, 5년전보다 못한 권영길!
모두가 패배자다. 남탓 하지 마라.

그리고 또 하나, 지금 웃고 있을 조중동의 모습에 화가 난다.

노무현의 경제실패가 이번 대선의 패러다임을 지배했다고 분석들 한다.
현상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분석의 옳고 그름은 별개이다.

그것은 거대 수구 기득권과 보수언론이 주도해서 만들어낸 프레임이다. 또 거기에 덩달아 노무현 탓만 했던 진보의 분열, 그 사이에서 기득권을 지향하는 서민들의 착각이 빚어내어 과거로 회귀하는 세상이 놓여진 것이다.

집값이 너무 올랐다고 노무현 탓을 하면서, 이명박이 부동산 경기를 다시 살려주길 바라는 황당한 시츄에이션인 것이다.

오늘 투표하고 집으로 들어오는데 아파트 단지 앞에서 상품권 5장을 내보이며 조선일보를 구독하라던 아저씨와 싸울 뻔 했다. 동네 사람이고 같이 있던 아내가 말려서 말았지만 후회한다.
신고할 걸...

Posted by 강정훈닷컴 정훈온달
인터넷 이야기2007.04.14 23:16

10년 전 내 손에는 삐삐가 있었다. 학교 행사 스폰서를 구하기 위해 012 이동통신 회사를 찾았던 기억이 있다. 5년 전 정도부터는 휴대폰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전화+디카+mp3+지상파DMB+... 기능을 같이 가지고 있는 휴대폰과는 세대가 다르다.
그럼 5년후 내 손에는 어떤 기기가 들려 있을까?
그리고 5년후에 TV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 인터넷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용하다는 점쟁이가 많은 세상이라 4월초 디지털타임즈에서 봤던 기사가 기억나 더듬어 찾아봤다.

민경배 교수의 [DT 시론] TV의 종말과 인터넷의 차기 제왕들
http://www.dt.co.kr/contents.htm?article_no=2007040202012769619006

민경배 교수는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빌 게이츠가 했던 "5년 후가 되면 사람들은 우리가 오늘날 TV를 봤다는 사실에 대해 웃을 것이다"라고 한 말을 상기시켜면서 TV가 완전히 변화해서 대형화, 고화질 화면을 제공하되, 영상은 공중파 방송이 아니라 인터넷 동영상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한다.

그 근거로 포털의 뉴스 서비스가 신문의 영향력과 시장을 종속시키고 있는 현실을 제시하면서 인터넷 미디어의 다음 사냥감은 TV 방송국이라고 한다. TV 방송국의 매체 권력을 지탱해준 방송장비, 방송인력, 전파라는 3가지 독점 자원이 깨지고, 5년 후면 TV 방송국의 역할은 인터넷 미디어에 대한 콘텐츠 제공업체 정도로 후퇴하면서 영상 미디어의 차기 권좌는 포털과 동영상 전문 사이트의 차지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정말 그런 조짐이 보인다. 언젠가부터 TV 수상기와 컴퓨터 모니터의 모양이 비슷해지는 것을 느낄수 있다. TV 리모컨이 커지고, 휴대폰과 DMB는 그 중간에서 작은 키보드?로 자판치는 연습을 시킨다. 사람들한테 이용 패턴을 익숙하도록 연습시키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공중파 방송국은 일개 CP(Contents Provider)로 전락할 것인가? 그럴 수 있다. 미국 드라마가 뜨고 석호필이라는 사람이 인터넷에서 인기가 있다. 사람들은 공중파 방송이 아닌 케이블 채널과 P2P 사이트를 통해서 미국 드라마를 보고, 신인 운동선수 이름인줄 알았던 석호필은 '프리즌브레이크'라는 미국 드라마 주인공 '스코필드'의 한국식 이름이라고 한다. 강력한 방송 콘텐츠가 공중파와 상관없이도 생산되고 있다는 것은 공중파도 일개 CP가 될수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인기있는 공중파 프로그램은 케이블 채널을 돌리다보면 어디서인가는 방송하고 있고, 인기없는 방송 프로그램은 공중파를 타고 한번 날라가버리면 끝이다. IPTV가 보편화되면 VOD 개념까지 접목되면서 방송을 쏘는 편성 기능이 강화되는 게 아니라 시청자가 선택하는 구조로 바뀐다.

인터넷 시장은 커지는데 웹사이트의 VOD 시장은 잘 안살아난다. 포털이나 방송, 영화 전문사이트에서 동영상 콘텐츠의 매출이 크게 커나가고 있지 않다. 동영상 VOD 콘텐츠에 매리트가 없어서 일까? 아니다. 인터넷 동영상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작업을 콘텐츠 사업자들이 주도적으로 해나가는 게 아니라 P2P, 동영상 전문 사이트 등 대체 기술, 유통채널이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음악 시장이 지금처럼 고사되어 가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작년 싱가폴에 Communic Asia 박람회에 갔을때도 IPTV가 TV의 미래라며 도배되다시피 한것을 보고도 느낀 적이 있지만 나도 TV가 변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기술의 발달되고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이 보다 쉽게 익숙해질수 있도록 여건이 만들어질 것이다.

하지만 콘텐츠쪽은 좀 다를 수 있다. 벅스나 이통사들이 음악으로 번 돈으로 음악을 만드는데 투자하도록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면 지금처럼 음악시장 뿐만 아니라 콘텐츠가 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콘텐츠를 통해서 번 돈이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데 투자된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방송 같은 경우는 장비, 인력, 전파라는 점 이외에도 언론으로써 사회적 이슈를 어젠더 세팅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KBS가 공공기관운영법 대상에서 벗어난 사례나 지상파DMB가 위성DMB를 무력화시키고 IPTV 법률화 과정에서의 주도권 싸움 과정을 보면 실감할 수 있다. 공중파 방송국은 그냥 방송프로그램을 만드는 곳이기도 하지만 강력한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언론매체라는 것을 민경배 교수가 가볍게 생각한것이 아닌가 한다.

Posted by 강정훈닷컴 정훈온달
미디어 이야기2002.02.03 14:03

지난 1월 26일 방송된 MBC 오락프로그램 '느낌표!'의 '이경규의 다큐멘터리 보고서'에서 3개월만에 양재천에 살고있는 야생너구리를 포획하는 장면을 방송되었습니다. 그런데 최초 포획할 때 카메라가 이 장면을 놓쳐서 직후에 제작진이 연출하여 재촬영한 장면을 방영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결국 방송 당시 외국 촬영중이었던 담당CP 김영희PD가 귀국해서 이 사항을 알고 30일 MBC의 '섹션TV 연예통신'의 첫 소식으로 직접 대강의 사정 설명과 사과를 했고 '느낌표' 다음 주 방송인 2월 2일 방영분에서도 전후 사정을 설명하고 사과를 했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제작진의 잘못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락프로그램이지만 공영성을 기치로 내걸고 다큐적 기법을 도입한 프로그램에서 결국 연출의 한계를 벗어내지 못했고, 더구나 그 연출 상황을 알리지 않고 실제 당시 포획 화면인 것처럼 인식하게 만든 것은 결과적으로 시청자를 속인 셈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3개월동안 너구리를 잡기 위해서 방송하고 포획조까지 투입했는데 정작 너구리를 잡을 때 카메라에 담지 못해서 그 잡는 모습을 연출했다는 데까지는 방송의 특성으로 이해될 수 있는 상황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방송 당시 그 사실을 숨긴 점은 제작진의 안이한 방송관에서 기인한 것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가 정작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되는 부분은 그 다음 나타나는 다른 매체들의 반응입니다.

- "MBC「느낌표!」'양심선언' 방송가 화제"였습니다.(1/31, 연합뉴스 최승현 기자)
- "야생너구리 잡는 장면, 일부 연출" 느낌표 양심선언 (2/1, 경향신문 허유신 기자)

이 두 기사는 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담당CP가 스스로 자사 연예정보 프로그램을 통해서 공개적으로 사과를 한 것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제작진의 반성과 다짐을 전하는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다른 신문사의 보도들은 그런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 MBC 너구리 생포장면 실제아닌 '연출' (2/1, 조선일보 한현우 사원)
- "너구리 생포장면 시청자 속였다" (2/2, 조선일보 한현우 사원)
- '망신표'된 '느낌표' (2/2, 한국일보 배국남 기자)
"...장시간 인적ㆍ물적 자원을 들여 체계적인 촬영작업을 벌여야 하는 다큐멘터리를 무리하게 오락 프로그램 코너로 끌어들인 것부터가 문제였다... 전문가가 아닌 개그맨에 불과한 이경규가 동물과 자연에 대한 총체적 이해없이 단순하게 시청자를 웃기려고만 해 다큐의 본질을 왜곡시키고 있는..."

- [사설] MBC의 파렴치한 조작 방영 (2/2, 동아일보 사설)
"...최근 MBC는 시청률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뒤져 왔다. 이 같은 경쟁의 와중에서 이번과 같은 무리수를 범했는지 모르지만 더 큰 문제는 기본적으로 방송이라는 사회적 공기로서 도덕성과 공공성을 저버렸다는 데 있다. 겉으로 공익성을 강조하면서도 이렇듯 시청자를 우롱한 것에 대해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것이 방송사 분위기라니 재발의 가능성은 상존해 있는 것이다..."

- "MBC‘다큐조작’ 명백한 시청자 기만" (2/2, 동아일보 이승헌 기자)
"...시청자들은 이처럼 연출된 다큐성 프로그램의 방영이 MBC 고위층의 사전 내락을 얻은 것인지 아니면 일선 제작진의 일방적 판단에 의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명쾌한 해명을 촉구하고 있다..."

물론 저도 앞서도 말했듯이 이번 사안은 공영방송, 오락프로그램, 다큐멘터리 등과 맞물려 논란을 일으킬만한 사안이고 제작진이 연출 사실을 밝히지 않은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동아일보의 사설과 일부 신문의 보도태도를 보면서 이건 심하고 왜곡되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해당 프로그램이 아닌 다른 프로에, 그것도 심야시간대에 사과방송을 내보낸 것은 당당하지 못한 자세다."(동아일보 사설中)

이 말은 방송에 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 비난을 위해 썼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문제가 된 방송은 1월 26일 방영되었고 그 다음 방송은 일주일후인 2월 2일, 사과방송은 1월 30일 했으며 그때 '자세한 내용은 2월 2일 방송때 다시 사과드리겠다'고 한 바 있습니다. 그 다음 방송일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해당 프로그램이 아닌 다른 프로그램에 사과했다는 것을 비판한 것은 말이 안 됩니다.

또한 심야시간대를 지적했지만 방송 성격상 오락프로그램임을 감안하거나 시청률을 감안할 때 연예정보프로그램인 '섹션TV 연예통신'에 사과방송한 것을 비난할 바는 아니라고 보여집니다.

방송과 관련한 신문보도를 스크랩하고 있는 저는 다시 '느낌표!'가 시작된 이후 언론의 보도를 훑어봤습니다. 보도의 수는 별로 없었지만 대강 4가지로 경향으로 나눠볼 수 있었습니다.

1) MBC가 새로운 공익성 오락프로그램을 시도한다. (11월 10일 방송 시작전후)
2) 스타들의 말장난과 선정성 등 오락 프로그램의 고질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한 경실련 미디어워치의 보고서 소개 (조선, 연합, 한겨레, 중앙)
3) 방송의 책 관련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출판계가 활력을 찾으면서, 공공매체로서 방송의 영향력에 새삼 눈길이 쏠리고 있다. (한겨레, 중앙, 국민)
4) 특정 소설 읽기를 강요하고 책을 개그 소재로 전락시킨다 (조선)

1)은 방송 시작 시기, 2)는 경실련의 보고서를 참조로 했으니 그렇다고 치고 저는 3)과 4)의 대립적인 시각에 주목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1월 15일자 조선일보 "오락PD와 개그맨들이 이젠 '문학 권력'까지 손에 쥐려 하나."(한현우 사원)라는 첫마디로 시작하는 보도를 보면서 이 '느낌표!'라는 프로그램을 보는 일부 신문의 태도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문학권력'이라고 표현한 것은 결국 문학계의 영향력, 즉 책의 광고효과를 말하는 것이겠죠. 사실 그동안 이 권력은 신문사들의 독점이었습니다. 책의 매체적 특성과 가장 유사한 대중매체인 신문에서 신춘문예와 문학 섹션, 광고등으로 문학권력의 핵심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작년부터 영상매체인 방송에서 이런 매체적 특성을 극복하며 책 관련 프로그램을 비중있게 다루면서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실제로 '느낌표!'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에서 소개한 '괭이부리말 아이들''봉순이 언니'는 베스트셀러로 판매순위 1, 2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대중적 영향력이 큰 오락프로그램에서까지 책을 소개하고, 소개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현실이 있는 것입니다.

자기들(신문사)이 가지고 있었던 문학권력을 방송에 빼앗기고 있는 시점에 이번 너구리 사건이 생긴 것입니다.

이'느낌표!'는
- 주위 어르신의 진솔한 얘기를 들어본다는 '경림이의 길거리 특강'
- 좋은 책 한 권을 선정해서 한 달 동안 모든 국민이 읽어보자는 독서 캠페인적인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 환경문제를 대표해 도심속 야생동물을 찾아나서는 '다큐멘터리 이경규 보고서',
- 아침밥을 못먹는 학생에게 밥을 주며 청소년들의 밥 먹을 권리마저 빼앗는 기성세대의 잘못을 꼬집는 '신동엽의 하자! 하자!',
등으로 구성된 오락프로그램이면서 공익적인 요소를 결합하고자 노력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사회적인 문제를 내용적인 기본으로 하고, 입담있는 개그맨이 진행하면서 오락적인 요소를 가미하고, 전문가들이 뒷받침을 하는 형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 선정 '이 달의 좋은방송'과 12월에는 방송위원회 선정 '이 달의 좋은 프로그램'에 선정되며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긍정적인 면에는 그리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서 문학권력 운운하며 비판하던 일부 신문이 이번 '너구리 연출'을 기회로 삼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는 것이죠. 이번 사건과 관련한 제작진의 잘못을 두둔할 생각은 없으나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신문들은 시청률에 빠져 있는 현실이 이번 사건을 만들었다고 했지만 그게 사실이더라도 상대적으로 보면 신나게 연예인들과 폭력, 선정적인 화면으로 가득 채우다가 끝에 청소년 문제 운운하면서 한마디 덧붙이고 면피하려는 일부 다른 오락프로그램과는 질적으로 다른 프로그램이 '느낌표!'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한마디만 덧붙이자면 최근 일부 신문들의 MBC 몰아세우기는 심하다 싶을 정도입니다. 작년 신문개혁 정국에서 미디어비평 신설, 100분토론, 뉴스에서 신문개혁을 다루며 사회적 의제로 공론화시키는데 큰 영향을 미쳤던 MBC에 대해서 일부 신문은 MBC프로그램들에 대해서 칭찬하는 것을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 신문들이 내세우는 평가 기준은 거의 시청률 뿐입니다. 인용되는 방송전문가와 시청자단체들도 각 신문사별로 편향성이 있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방송사가 시청률 경쟁에 빠져 있다는 지적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시청률을 잣대로 내미는 신문의 방송관련 보도는 충분히 걸러서 읽어야 할 것입니다.
 
<2002-02-03 14:03 오마이뉴스에 쓴 글>

Posted by 강정훈닷컴 정훈온달
미디어 이야기2000.06.05 19:29
누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치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사랑'이라고 대답할 사람이 가장 많을 것이다. '사랑'은 모든 사람이 마음속에 담아놓고 있는 이상적인 가치이다.

그중에서도 남녀간의 사랑은 개인의 사적 영역이지만 다른 사람과의 관계속에서 이뤄지고 어느 한편으로 일방적이지 않고 새로운 것을 창출해가는 힘 또한 가지고 있다. 그만큼 소중한 가치를 가지고 있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인 관심을 가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를 대중매체인 방송이 놓칠 리가 없다. 최근 방송프로그램에서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소재가 바로 '사랑, 연애'와 같은 남녀 문제다.

그래서인지 많은 방송 프로그램들이 남녀문제를 소재로 한 프로그램들을 제작하고 있다. 이때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이런 '남녀 관계'를 어떻게 접근하고 다뤘느냐 하는 것이다. 사적인 성격이 강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와 세밀함이 필요한 남녀문제의 본질이 방송에서 어떻게 그려지느냐의 문제는 각 개인의 사랑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 사회의 사랑에 대한 가치를 만들어가는 과정의 가운데 있다.

그럼 한번 TV를 켜보자.
서로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4명씩의 미혼남녀가 나와서 질문하고 자기의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한명씩의 이성을 선택하여 커플이 된다. 채 한시간이 못걸린 시간동안 그들은 주위의 축하를 받으며 어느새 연인사이가 된다.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에 방송되는 문화방송(MBC)의 <사랑의 스튜디오>는 어느새 6년을 맞이하는 젊은이들의 미팅 프로그램의 고전이 되었다. 거의 비슷한 시각 한국방송공사(KBS)와 서울방송(SBS)도 젊은 남녀들을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한국방송공사(KBS) <접속 해피타임>(일 오전 9시40분)도 인터넷을 통해 사전에 출연신청자의 이상형을 분석해 첫 만남에서 선택까지의 과정을 단 몇 분으로 압축시키고 여성출연자의 집에까지 달려가 교제승락을 받아낸다.

SBS는 같은 시간대의 <러브게임>에서 4명의 미혼 남성이 매주 여성 한명을 놓고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갖은 정성을 보여주며 경쟁하는가 하면 다른 코너에서는 한 남자 출연자가 나와서 공개구혼을 한다.

그리고 밤 10시50분의 <남희석의 토크 콘서트-색다른 밤>에서는 연인들의 사연을 받아 이중 선정된 커플을 초대하여 러브레터를 소개하고, 주인공을 위한 이벤트까지 열어준다.

이 뿐만 아니다. <남희석·이휘재의 멋진만남>(SBS 토 밤9시50분), <기분좋은 밤>(SBS 금 밤9시55분), <夜 한밤에>(KBS2 목 밤11시) 등에서 수없이 남녀커플들을 만들어내고 연인들의 사랑을 공개하고 공식화시킨다. 짝짓기 프로그램이라 불리는 이런 포맷들은 이제 오락프로그램의 하나의 양식으로까지 자리잡았다.

방송의 오락프로그램들이 이처럼 짝짓기에 열을 올리는 것은 젊은 남녀의 사랑고백과 만남이 호기심과 흥미를 자극하는 소재이면서도 많은 사람들의 공통적인 관심사라는 데서 출발한다. 더구나 이런 소재는 지극히 개인의 사생활인데 방송이라는 공적인 대중매체는 그 힘을 이용해 공적 공간으로 끌어들여 안방에서 부담없이 엿보게 만든다.

이에 젊은이들의 의식 또한 남을 의식하지 않고 데이트 상대자를 구하고 만남을 즐길 수 있을 만큼 변화되었다. 자기를 드러내는데 거리낌없어 방송 출연도 적극적이고 자발적이다. 1회용 만남을 조장한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출연 신청은 급증하고 높은 시청률 또한 어느 정도 보장된다.

하지만 가볍게 표현할 수밖에 없는 방송, 그것도 오락프로그램속에서 남녀간의 관계를 얼마나 제대로 보여줄 수 있을까. 남녀 관계는 공식이나 현상으로 설명될 수 없고 인격적인 교감속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짝짓기 프로그램의 만남이 보여주는 화려하고 세련된 데이트 코스와 풍성한 이벤트 속에서 드러나는 경력과 외모, 말재주에 의한 몇 십분만에 결정된 O, X의 즉흥적인 선택을 진정한 사랑으로 설명할 수는 없는 것이다.

비단 이런 가치의 문제 뿐만 아니라 계속 새롭게 신설되는 짝짓기 프로그램들이 대부분 차별성이 거의 없이 천편일률적이라는 것도 지적된다. 또한 남자들은 일류대 출신에 안정된 직장을 가지고 있고 여자들은 한결같이 날씬하고 예쁜 사람들 뿐이다.

순간적·일회적 만남이 이루어지는 과정 자체가 다른 평가기준, 예를 들면 인간성이나 인품을 파악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있다. 출연자들이 자발적으로 모든 과정들을 선택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TV가 주는 감각적인 이데올로기속의 조건과 외모만이 선택의 기준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넘쳐나는 TV속의 만남에 나의 진실된 만남을 내던지기는 싫다.

<국민대학보 6월 5일자에 게재된 글>
Posted by 강정훈닷컴 정훈온달
미디어 이야기2000.03.28 16:46
KBS뉴스 총선보도, 검증과 분석이 필요하다.

정치인들은 총선을 앞두고 경제위기론, 병역비리수사, 관건선거문제, 햇볕론 등의 공방에만 매달리고 있다.

하지만 언론은 이를 그대로 생중계하거나 따라잡기식의 보도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논란들을 분석하고 검증해내어 유권자들이 제대로 판단할 수 있도록 근거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언론들은 자기네 입맛대로 골라서 가치판단을 개입시켜 정치세력으로써 개입하려는 매체가 있는가 하면, 일체의 가치판단을 개입시키지 않고 정치인들의 공방만 생중계식으로 보도하는 경우도 있다.

오늘은 '공정성'이라는 이름아래 일체의 가치판단을 개입시키지 않는 대표적인 KBS뉴스의 보도태도에 대해서 한마디 하고자 한다.

지난 3월 26일 방영된 <시청자 의견을 듣습니다>의 에서 KBS보도국 박원기 정치부장은 선거기간에 '공정성'을 위해서 KBS뉴스는 '정치정보의 자유공개 시장 기능'만 행하고 기자들의 가치판단을 배제한다'는 원칙을 세웠다고 했다.

그리고 실제로 최근의 KBS뉴스는 정치권의 논란에 대해서 일체의 논평기능을 행하지 않고 정치인들 각기의 주장만 담아주고 있다.

하지만 논란이 되는 사안들에 대해서 지나치게 가치판단을 배제하고 시비를 가려야 될 사안들에 대해서 검증을 하지 않는 것이 과연 진정으로 공정한 것인가 하는 데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KBS뉴스 측에서는 그것을 공정성을 위한 것이라고 운운할 지 모르겠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정치권의 수준은 저녁 9시 뉴스시간을 정치인들의 말싸움장으로 만들고 있다. 시청자들, 아니 유권자들은 그냥 그 싸움구경만 흥미진진하게 감상하란 것이다.

그 유권자들은 선거 출마예정자들이 운동을 하기 시작하기 전까지, 아니 실제 운동을 시작하더라도 그 후보나 정당에 대해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수단은 언론매체를 통한 것이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공중파 방송의 9시 뉴스에서조차 정치인들의 싸움질만 전달받을 수 있다면 유권자들은 어떻게 판단을 하란 말인가. 오히려 유권자들이 정확한 판단을 하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뉴스의 가치판단 개입이 특정 정당의 편을 들어 주라는 말은 절대로 아니다. 정치권이 싸움을 하고 있는 주제, 논란이 되는 사안에 대해서 분석을 해주고 검증을 해달라는 말이다.

이런 문제점은 특히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나라빚 공방, 경제책임론 등 경제관련 공방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김종명 기자
"이인제 선대위원장은 한나라당이 국가 부채를 부풀려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으려 한다고 비난하면서..." <주말 유세전>(3/18,토)

안형환 기자
"민국당의 조 순 대표는 기자회견을 갖고 향후 경제위기를 주장하며 정부와 민주당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선거전>(3/19,일)

98년 단행된 5개 은행의 퇴출 문제 위헌 공방 <정책 공방>(3/20,월)

윤준호 기자
"홍사덕 선대위원장은 외환위기를 타개한다면서 엄청난 국가 빚을 끌어와 국민 부담을 가중시켰다고 주장했습니다." <부동표 공략>(3/21,화)

장기표 민국당 최고위원
"외자 유치, 기업 구조조정, 그리고 공기업 민영화를 한다면서 사실상 이 나라를 팔아먹고 있습니다" <안정론-실정론> (3/23,목)

위의 보도를 보면서 유권자들은 어떤 말을 믿고 어떤 말이 거짓인지 판단할 수 없는 것이다. 객관적 입장에서의 각기 주장에 대한 검증된 분석이 필요하다.

<2000-03-28 16:46 오마이뉴스에 쓴 글>
Posted by 강정훈닷컴 정훈온달
미디어 이야기2000.03.09 15:17
'순수'를 가장한 시청률 높이기 작전 

요즘 들어서 TV의 오락프로그램에 아기나 어린이들이 자주 보인다.

인기가 곤두박질치던 <일요일 일요일 밤에>를 살려준 게 'GOD의 육아일기'고, 불분명한 색깔로 비판을 받던 <전파견문록>이 들고 나온 카드도 아이들의 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본다며 아이들과 퀴즈대결을 벌이는 '퀴즈 순수의 시대'와 '행복의 나라', '퀴즈 회전목마'다. 그리고 다른 시트콤에서도 어린이는 감초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다. 오락프로그램 그것도 주말 저녁시간대에 왜 아기나 어린이들이 자주 나올까? 아기가 TV를 볼 일도 만무하고 그 시간대의 프로그램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프로그램 제작자들이 겉으로 내걸고 있는 이유는 어린이의 순진함을 사회에 전파시키기 위해서라고 한다. 하지만 그 대답은 그 프로그램에서 아기와 어린이가 어떻게 비춰지는 지를 보면 드러난다.

아기나 어린이에 대한 어른들의 태도는 따뜻하며 악의를 품는 사람이 없다. 가정의 행복을 중시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어린이는 행복의 상징이고 고달픈 직장 생활의 현대인들에게 아기는 순수와 편안함의 상징이다. 아기나 어린이는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지 않다.

그런데 저질이라며 비판받고 인기도 떨어지던 일부 오락 프로그램들이 그 아기와 어린이를 웃음의 소재로 이용하고 있다. 그 프로그램 속에서 아기와 어린이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전제가 된다. 어른과 비교되어지면서 가끔 어른들에 버금가거나 뛰어난 능력을 보이면 그는 칭찬의 대상이 아니라 웃음거리가 된다. 그것은 분명 천진무구함이나 순수와는 차이가 있다. 물론 그 웃음이 비웃음은 아니지만 그 속에서 아기와 어린이는 한 인간이 아니다. 동물원의 철조망에 갖힌 행동 하나하나가 웃음거리가 되는 원숭이와 무엇이 다른가.

광고이론에 '3B'라는 게 있다. 미녀(beauty), 아기(baby), 귀여운 동물(beast)을 가리키는 말로, 이 3가지 요소를 이용한 광고는 주목률이나 열독률이 높기 때문에 광고를 만들 때 3B를 고려하면 실패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제는 광고 뿐만 아니라 TV에서도 그 이론이 적용되고 있다.

오락프로그램의 아기와 어린이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 아기와 어린이는 천진무구한 순수함를 전달하는 게 아니라 순수를 앞세운 시청률 높이기 작전의 웃음거리로 전락하는 모습이다.

<2000-03-09 15:17 오마이뉴스에 쓴 글>
Posted by 강정훈닷컴 정훈온달